'남자탁구 대표팀 막내' 안재현(20·삼성생명)이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세계랭킹 14위 웡춘팅을 꺾었다.
안재현은 2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개인전)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웡춘팅(홍콩)을 4대 0(11-3 11-5 11-8 11-9)으로 돌려세웠다. 세계 157위가 세계랭킹 14위를 물리쳤다. '준비된 이변'이었다. 웡춘팅이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떠안았다.
안재현은 낮은 랭킹 탓에 128강부터 겨루는 시드를 받지 못했다. 예선을 무난히 통과하고 오른 첫 본선 무대에서 홍콩 톱랭커를 꺾었다. 국제탁구연맹(ITTF) 카타르오픈 64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오른손 펜홀더' 웡춘팅은 홍콩이 자랑하는 베테랑 에이스로, 톱10을 줄곧 유지해온 세계 정상급 선수다. 카타르오픈 64강이 최고 성적인 안재현이 첫 세계선수권 도전에서 일을 냈다.
안재현은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했다. 안재현의 안정적인 연결력과 매서운 드라이브에 백전노장 웡춘팅이 당황했다. 안재현은 웡춘팅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강력한 드라이브로 1세트를 11-3으로 가볍게 따냈다. 기선을 제압한 안재현은 2세트를 11-5로 가져왔다. 웡춘팅이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기세가 오른 안재현이 내리 3-4세트를 따내며 4대0 완벽한 승리를 완성했다.
안재현은 이날 64강전에서 스웨덴의 트룰스 모어가르트(153위)를 4 대 2(3-11 11-2 11-13 11-5 11-8 11-8)로 꺾으며 32강에 올랐다. 24일 32강 상대는 세계랭킹 29위 다니엘 하베손(오스트리아)이다.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은 당초 "안재현과 박강현(삼성생명)은 첫 세계선수권 출전이라 32강만 올라도 잘한 것"이라고 했었다. 세계 최고의 에이스들이 총출동하는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한국대표팀 막내가 당당히 32강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안재현은 대전 동산중고 시절부더 한국 남자탁구의 미래로 꼽혀온 선수다. 2016년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에서 1년 선배 조승민(21·삼성생명)과 남자복식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2017년 대회에서는 백호균(20·보람할렐루야), 김지호(20·삼성생명)와 함께 남자복식, 혼합복식에서 준우승했다. 첫 시니어 세계선수권에서 32강에 오르며 저력을 드러냈다.
스무살 막내, 안재현은 패기만만했다. "형들이 제 스타일이라면 오히려 해볼 만하다고 이런저런 조언을 해줬다. 조언대로 빠르게 코스를 공략했는데 잘 맞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지난해부터 시니어 국제대회를 나갔지만 국내 대회와는 많이 달랐고 부진했다"면서 "비슷한 기량의 선수들에게도 맥없이 지고 포기하는 경기가 많았다"고 돌아봤다. 안재현은 "기술력이 뒤지고 세밀함이 없었다는 걸 느꼈다. 국제대회에서 지더라도 경기 내용이 좋아지도록 집중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핸드에 비해 백 스트로크가 좋지 않았다. 많은 훈련을 통해 안정적으로 잘 견디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재현은 이번 대회에 대해 "톱랭커를 많이 이기고 내용도 좋았으면 한다"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차근차근 올라가 기회를 잡는 것"으로 잡았다.
한편 이날 남자부에서는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대우)가 순항하며 32강에 합류했다. 이상수-정영식조, 장우진-박강현조는 복식 16강에도 무난히 진출했다. 여자부는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단식 32강에 올랐다. 전지희는 24일 북한 에이스 차효심과 단식 32강전에서 남북 대결을 펼친다. 전지희는 이시온(포스코에너지)과 함께 복식 16강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부다페스트탁구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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