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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켈리-차', LG 원투스리 펀치 얼마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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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투 펀치? 아니 원투스리 펀치라고 해야할 것 같다.

LG 트윈스가 강력한 1~3선발을 앞세워 시즌 초 순항하고 있다. LG는 최근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차우찬의 호투를 앞세워 3연승을 달리며 선두 두산 베어스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적을 끌어올렸다.

지난 24일 잠실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차우찬은 7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10대3 대승을 이끌었다. 23일 KIA전에서는 켈리가 6이닝 2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냈고, 지난 2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윌슨이 6이닝 동안 3실점(2자책점)하며 5대3 승리에 일조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경쟁에서 이들 셋의 순위가 압도적이다. 다승 부문서 켈리(4승1패)와 차우찬(4승)이 공동 2위, 윌슨(3승)은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평균자책점은 윌슨이 0.66으로 1위, 차우찬이 0.87로 2위에 올라 있고, 켈리가 2.72로 12위다. LG의 1~3선발이 이렇게 강력했던 건 1994년 이후 처음이다. 그해 LG는 이상훈(18승8패, 2.47) 김태원(16승5패, 2.41) 정삼흠(15승8패, 2.95)을 앞세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제패했다.

KBO리그 2년차인 윌슨은 팀 에이스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새 외인 켈리는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다. 차우찬은 지난해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시즌 초반 다소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완벽한 몸 상태로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느낌이다. 차우찬은 3월 28일 팀의 시즌 5번째 경기인 SK 와이번스전에 첫 등판한 뒤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잠실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12일 두산전에 등판함으로써 윌슨-켈리-차우찬 순으로 로테이션이 정리됐다.

이들의 합계 성적은 17경기에서 11승1패, 평균자책점 1.42다. 퀄리티스타트는 윌슨이 6번, 켈리가 5번, 차우찬이 3번이다. 다른 팀 1~3선발들과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이들이 등판한 경기에서 LG는 13승4패를 올렸다. 이제는 어느 팀과 맞붙어도 선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셋의 컨디션이 시즌 내내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LG가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들의 활약상에서 비롯된다. 구위와 제구, 경기운영 등 컨디션이 나무랄데 없고 건강하다는 점, 성실하다는 점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켈리의 경우 KBO리그 1년 선배인 윌슨의 조언에 힘입어 한국 야구와 문화를 빠르게 습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둘은 항상 붙어다닌다. 피칭 훈련을 할 때나 식사할 떼 함께 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140㎞대 후반의 투심과 직구,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커터 ) 등 던지는 구종도 비슷해 던지고 난 뒤에는 서로 모니터링해 주기도 한다.

1~3선발이 LG의 최대 강점인 반면 4,5선발은 최대 약점으로 지목되는 건 아이러니하다. 임찬규가 발가락 부상으로 빠지면서 원래 5선발인 배재준과 임시 선발들이 4,5선발을 맡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김대현 장원삼 심수창 류제국 등을 선발 후보로 보고 있는데, 이들은 지켜봐야 할 대목이 많다. 그래도 선발 요원들이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탄탄한 1~3선발을 가동하고 있으니 로테이션이 무너질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