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피곤해 해요."
25일 KIA전을 앞둔 잠실구장. LG 류중일 감독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텅 빈 그라운드를 보며 이야기 한다. 전날인 24일 KIA전,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중도 교체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오지환은 이날 4타수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2회 2루타, 4회 3루타, 6회 안타를 날려 홈런을 추가하면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6회 안타로 출루하자 오지환을 빼고 윤지호를 대주자로 기용했다. 5회까지 9-0으로 크게 앞선 만큼 체력관리 차원의 배려였다.
오지환은 왜 피곤해 할까. 류 감독은 "수도권 경기가 있는 월요일 마다 병역특례 봉사활동을 이동 시간 포함, 10시간씩 한다. 기한이 정해져 있어 시간 날 때마다 해야 한다고 하더라. 월요일은 잘 쉬고 나와야 하는데 쉬지 못해 피곤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기록도 좋지만 선수 몸 상태를 보고 현장에서 알아서 체력안배를 해주면 도움이 된다. 유격수가 특히 움직임이 많은 포지션이다. 나도 선수 때 8,9회에 빼주면 고마웠다"고 회고했다.
대기록 가능성보다 봉사활동을 병행하며 긴 시즌을 치러야 하는 오지환의 체력안배가 LG벤치에는 더 중요한 화두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