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베테랑 좌완 투수가 잠실구장에서 의미있는 선발등판을 한다.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잠실 3연전 마지막 날인 25일 선발로 양현종과 장원삼이 각각 예고됐다. 양현종은 지난 17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회말 신본기의 직선 타구에 왼쪽 팔을 강타당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부상이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에 따라 정상 로테이션에서 이틀 늦춰 등판하게 된 것이다.
KIA 김기태 감독은 24일 잠실에서 열린 LG전을 앞두고 "예정대로 내일 양현종이 등판한다. 상태는 괜찮다"고 밝혔다. 7일 휴식 후 8일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양현종은 올시즌 아직 승리가 없다. 롯데전까지 6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6.92를 기록했다.
이날 현재 규정 투구이닝을 채운 투수 35명 가운데 평균자책점 최하위다. 시즌 초 양현종의 컨디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몰릴 수 밖에 없다. 피안타율은 3할8푼1리에 이른다. 평소의 양현종답지 않은 시즌 출발이다. 양현종이 붙박이 선발로 나선 2009년 이후 시즌 첫 6차례 등판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건 2016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2016년에는 시즌 8번째 등판서 승리를 따냈다. 당시에는 앞선 7경기서 6번 퀄리티스타트를 올리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시즌에는 퀄리티스타트가 두 번 밖에 없다.
KIA의 시즌 초 부진은 양현종의 컨디션과도 무관치 않다. KIA는 지난 24일 LG전까지 8연패를 당했다. 따라서 양현종이 나서는 25일 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팀 자체 부진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양현종 스스로도 이 경기를 벼르고 있다.
장원삼에게는 LG 데뷔전이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된 장원삼은 연봉 5000만원의 조건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LG 류중일 감독은 "내일 선발은 장원삼이다. 2군에서 던졌는데, 투구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50개 정도, 3이닝 정도로 보고 있다"고 했다.
LG는 임찬규가 지난 11일 발가락 부상으로 빠져 5선발을 임시로 운영하고 있다. 임시 선발 첫 주인공 김대현은 지난 1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로 나갔다가 3⅔이닝 동안 8안타를 얻어맞고 9실점해 패전투수가 된 뒤 이튿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 번째 임시 선발이 장원삼인데, 투구 내용이 좋을 경우 로테이션에 고정될 수 있지만 만족할 수준이 아니면 LG는 5선발 자리를 계속해서 고민해야 한다.
류 감독은 "선발 한 자리가 비니까 내일 원삼이가 던지는 걸 보고 로테이션을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장원삼은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에 등판해 6이닝을 던져 2안타 4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한 뒤 지난 21일 1군에 올랐다.
25일 KIA-LG전은 '양현종의 분위기 반전'과 '장원삼의 로테이션 고정'이 걸린 일전이다. 양현종은 지난 달 23일 LG와의 개막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패전을 안은 바 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