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28일 경남FC전에서 안방 승리와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울산은 이날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9라운드 경남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39분 주니오, 후반 35분 김인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완승했다.
'울산의 원샷원킬' 주니오는 시즌 5호골로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다. '치타' 김태환은 이날 2도움을 독식하며 4도움으로 리그 도움 1위에 올랐다. 울산의 에이스들이 공격포인트 1위를 휩쓸었다. 20일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패를 당했던 울산의 완벽한 반전이다. 1위 전북 현대와 나란히 6승2무1패(승점 20), 다득점에서 뒤진 2위를 기록했다.
이날 울산 구단에게 홈 승리만큼 기뻤던 것은 1만8434명의 시즌 최다 관중이다. 9라운드 최다관중이자 올시즌 K리그1 전체 관중기록 5위에 해당한다. 성적 선두는 놓쳤지만 관중수에서 '1강' 전북(1만5127명)을 밀어냈다. 김광국 울산 단장은 "울산이 진정한 명문팀이 되려면 성적도 중요하지만 시즌 평균 관중 1만 명을 넘어야 한다. 관중 2만 명을 채우고 관중석의 통천을 걷어낼 날을 꿈꾼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김 단장부터 막내 직원까지 울산 시내 초·중·고, 기업, 공장을 돌며 발로 뛰는 홍보를 멈추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날 1만8434명의 최다 관중은 어디에서 왔을까. 관중 유치를 위한 울산의 아이디어와 지역사회, 단체와의 협업, 밤낮 없이 뛴 발품의 결과다. 울산교육청과 함께한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대한적십자사와 울산현대가 함께 진행한 '레드 크로스 데이(Red Cross Day)'가 동시에 열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최정호 울산 마케팅팀장은 "그림그리기 대회는 울산 시내 35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사전 신청을 했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까지 합쳐 총 8000여 명이 경기장에 입장했다"고 밝혔다. "부모들은 축구를 즐기고,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온가족이 축구장 내 각종 이벤트를 체험할 수 있어 입소문이 났다. 불과 5회만에 울산 최대 그리기 대회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적극 동참했다. '캡틴' 이근호가 사비를 털어 참가 어린이들에게 문구 세트를 선물했다. 가족 관중이 봄날 축구장 콘텐츠를 만끽했다.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매년 1회 진행하는 레드크로스 데이 행사에는 6000여 명이 참가했다. 최 팀장은 "당초 1만5000명 내외의 관중을 기대했는데 우리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흐뭇해 했다. "무엇보다 올시즌 선수들이 안방에서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홈 관중들이 늘고 있다. 경남전에서도 선수들이 멋진 골로 승리해줘서 정말 고마웠다"며 '안방불패' 선수단에게 공을 돌렸다.
3월 '프라이데이나이트 풋볼' 등 평일 경기를 2번 치르며 관중수가 줄었던 울산이 이날 최다 관중에 힘입어 올시즌 평균관중 1만761명을 기록했다. 푸르른 5월은 더 기대된다. 호재가 차고 넘친다. 5월 4일 시즌 첫 '동해안더비' 포항 원정에 이은 다음 홈경기는 5월 12일, '1강' 전북과의 진검승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