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캡틴' 손아섭은 최근 좀처럼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아쉽게 가을야구를 맛보지 못했던 지난해의 기억을 떨치고자 칼을 갈았지만, 좀처럼 흐름은 풀리지 않았다. 자신의 활약 역시 예전같지 않았다. 방망이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수비에서의 실수도 이어졌다.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롯데 양상문 감독은 손아섭을 5번 타순에 배치했다. 올 시즌 2번 타자로 출발한 손아섭은 그동안 1번, 3번 등 주로 상위 타선에 배치됐다. 9년 연속 3할 타율을 찍은 그의 방망이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컸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양 감독은 "상위 타선보다는 부담감이 덜한 자리다. 하위 타선의 연결 고리 역할을 잘 수행해 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사실 이날 경기는 양 감독이나 손아섭 모두에게 반전이 필요한 승부였다. 이날 전까지 5연패 중이었던 롯데의 승패 마진은 -7까지 떨어진 상태. 지난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구승민의 사구로 인해 촉발된 '감독 벤치 클리어링'으로 분위기까지 어수선해진 상황이었다. 양 감독은 경기 전 선수단 미팅에서 "이기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이 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양 감독과의 미팅이 끝난 뒤 외야에서 선수 전원을 불러모은 가운데 추가 미팅을 가졌다. 벼랑 끝에 선 팀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이었다.
롯데는 NC를 6대1로 제압하면서 안방에서 5연패를 끊었다. 캡틴 손아섭의 방망이가 승부를 결정 지었다. 3-0으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6회말, 이대호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 만들어진 무사 2루에서 손아섭은 NC 선발 투수 박진우의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불펜 부진으로 리드 상황에서도 안심할 수 없었던 롯데에겐 분위기를 확실하게 다잡을 수 있었던 천금같은 홈런포였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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