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프리마돈나가 아닌 '여자 조수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고백했다.
4일 KBS 2TV '대화의 희열2'에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출연했다.
이날 조수미는 자신이 오직 성악가를 목표로 키워졌다고 고백했다. 조수미는 "태어나기 전부터 프리마돈나를 시키겠다고 작정하셨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인생의 플랜B가 없었다"면서 "피아노, 미술, 발레, 고전무용 등 어머니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시키셨다"고 털어놓았다. 비록 "엄마 뱃속에서 노래 부르면서 태어났다"고 너스레를 떨긴 했지만, 어머니의 혹독했던 훈련을 떠올리며 "어머니를 원망한 시절도 있었다"며 숨길 수 없는 고통스런 과거도 내비쳤다.
특히 조수미의 어린 시절에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것은 피아노였다. 조수미는 셋방살이하던 어린 시절에 대해 "셋방의 반이 피아노였다. 매일 바흐의 노래를 쳤다. 내가 왜 피아노를 쳐야되는지 몰랐다. 바흐가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알고보니 조수미가 말도 빨리 배우고 영특한 기미를 보이자 '아이가 영악하면 단명한다. 많이 두드릴수록 생명이 길어진다'는 조언을 들은 어머니가 피아노를 열심히 치게 했던 것. 하지만 조수미는 "문이 잠긴 방에서 8시간씩 피아노를 치던 시절도 있었다. 가출도 3번이나 했다. 나간지 몇시간 만에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조수미에겐 스무살 시절 풋풋하지만 아픈 첫사랑의 기억도 있었다. 서울대에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첫사랑 K군에게 빠져 첫눈에 반한 것. 조수미는 당시 여자친구가 있었던 K군에게 당돌하게 고백, 일주일만에 사랑을 얻었다. 뜨거운 시간 속 조수미의 1학년 성적은 52명 중 52등이었다. 수업은 물론 시험까지 펑크냈기 때문. 결국 수석 합격자였던 조수미는 성적 미달로 제적됐다.
조수미는 "K군과 결혼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어머니와 교수님은 이탈리아 유학을 권했다. K군은 조수미가 유학생활을 하는 사이 새 여자친구가 생겨 헤어지자는 뜻을 전했다. 조수미는 "사랑의 고통과 외로움, 모든 감정을 노래를 통해 표현할 수 있게 해준 남자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회상하는 한편, 이탈리아에서 성악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그런 조수미의 버팀목은 어머니였다. 조수미는 "어머니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행복했다. 많이 의지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조수미의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는 상황. 조수미는 성악가로서의 자신에 대해 '운명'이라고 답하는 한편, 어머니를 위한 프로젝트 앨범 '마더(Mother)'를 바쳤다. 자신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머니지만, 조수미는 "노래로 대화를 나눈다"며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열창까지 곁들였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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