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께서도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중원의 핵심' 한국영(29·강원FC)이 조곤조곤 말을 이어나갔다.
올 시즌, 한국영에게 그라운드는 특별하다. 부상을 딛고 다시 일어났다. 그는 지난 2017년 9월 오른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2018시즌은 통으로 쉬었다. 힘겨운 재활이 이어졌다. 포기는 없었다. 한국영은 재활 15개월 만에 정든 그라운드를 밟았다. '돌아온' 한국영은 올 시즌 K리그1(1부 리그) 12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지난 19일 성남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 성남과의 경기에서도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2대1 승리를 도왔다. 특히 김 감독 전술 변화의 핵심으로 중원에서 중심을 잡았다.
큰 부상 뒤 치르는 시즌. 두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한국영은 경기 뒤 "개막전 때만 해도 (부상) 트라우마가 있었다. 십자인대 부상은 축구선수에게 치명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두려움이 있으면 다시 축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영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손을 내민 인물이 있다. 바로 김병수 강원 감독이다. 한국영은 "감독님께서도 현역 시절 부상이 많으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걸을 때 절뚝이신다"며 "나는 원래 무리해서 운동을 하는 편이다.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운동 강도를) 조절해주셨다. 과거에 부상당했던 상황을 말씀 주시며 조심하라고 당부하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말 그대로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축구천재'로 불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될 성 부른 나무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너무 일찍 꽃피운 재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김 감독은 고등학생 때 입은 발목 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섰다. 결국 발목 인대가 늘어나 수술대에 올랐다.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김 감독은 성인 무대에서 제 기량을 뽐내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김 감독의 이름 앞에 '비운의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부상의 아픔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김 감독. 한국영은 그 배려에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김 감독은 "선수가 그렇게 생각해주면 고마운 것이지만 특별히 배려하는 것은 없다. 부상한 선수는 더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조절하는 것"이라며 무심히 말했다. 다만, 한국영에 대한 칭찬은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따로 얘기할 게 없을 정도로 성실하다"고 흐뭇해했다.
한국영은 "감독님을 만나 신서한 경험을 하고 있다. 포지션 및 포메이션은 기본이고 볼을 받을 때의 위치까지도 알려주신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았다. 하지만 감독님의 축구를 이해하면서 맞춰가고 있다. 모든 순간이 배움투성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미드필더의 색이 있다. 여기에 내 장점도 더한다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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