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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씨티·스탠다드차타드·신한·우리·KB국민·KEB하나은행 등은 대출 가산금리 산정체계 내부통제 강화에 관한 경영유의 통보를 받았다. 지난달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8개 특수은행이 대출금리 적용 문제로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시중은행 대부분이 금감원으로부터 무더기 경고를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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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영유의는 은행들이 합리적인 이유가 없거나 불투명하게 가산금리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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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따르면, 씨티·스탠다드차타드·KEB하나은행 등은 가산 금리 산정에 쓰이는 리스크·유동성 프리미엄 지표 산출 절차 개선을 통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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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신용등급이 낮은 가계대출 차주 등에 대해 대출연장 시 차주의 신용위험을 감안해 신용프리미엄을 합리적으로 산정하지 않고, 만기연장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차주에 대해 조정가산금리를 부과한 사실이 있었다.
KB국민은행은 별 다른 이유없이 우대금리 평균값을 대출 가산금리에 더해 대출 금리를 책정해, 가산 금리 설정에 쓰이는 기반 수치 계산 과정에 허술한 지점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 받았다. 대출 가산 금리 요소인 이익률 산정 시 경영 목표 등을 감안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절차가 적용돼야 함에도, 상품 이익률을 정할 때 이와 무관한 과거 1년 동안의 고객 우대 금리 평균값을 가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받은 것.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대출자 개개인의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은 점을 지적 받았다. 대출 이자율을 산출할 때 차주의 담보 등 기초 정보에 근거해 이를 정해야 하는데도, 이들 은행이 일부 가계대출 취급 시 통상 과거 유사 상품의 가산 금리나 시장 상황만 고려해 최종 금리를 결정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들 은행에 앞으로 가계대출 가산 금리 산정과 운영 체계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와 관련 지난해 일부 은행의 대출금리 조작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금감원은 시중은행이 대출 금리를 조작해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밝히고 제재를 예고한 바 있다.
특히 대출금리를 과다 산정해 고객에게 26억원의 부당 이자를 취득해 파문이 일었던 경남은행의 제재 수위가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22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A.I.가 여는 미래금융의 세계' 특강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남은행 부당 금리 부과와 관련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은행은 100곳이 넘는 점포에서 1만2000건이나 대출금리를 과다 부과한 것으로 드러나 고의성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현행 은행법에서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대출금리를 부당하게 산정했을 때 제재할 근거는 뚜렷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금감원 조치가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정보 공개 및 금융소비자 보호가 주요 사안으로 떠오른 만큼 당국의 금리 규제는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