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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정에 등장할 때만 해도 최민수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감돌았다. 최민수는 이날 오후 3시 20분쯤 회색 정장 차림으로 아내 강주은과 함께 법원에 나타났다. '(보복운전)혐의룰 여전히 부인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최민수는 "재판에서 다퉈야할 부분이다. 섣부르게 개인적인 판단을 내놓는 건 무리"라고 답했다. "공소사실 모두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던 지난 1차 공판 당시에 비해 한결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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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피고인석에 앉은 최민수의 얼굴에서 웃음기는 찾을 수 없었다. 이날 재판에는 당초 예정됐던 증인 4명 중 2명(차량 정비사, 최민수 동승자)만 출석했다. 최민수는 시종일관 굳은 얼굴로 증언을 경청하는가 하면, 안경을 끼고 사건 자료를 상세하게 살피기도 했다. 급기야 재판 말미에는 사건 당시의 동승자인 오래된 지인에게 직접 날선 질문을 던지는 이례적인 재판정 풍경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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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건 당시 최민수의 차량 조수석에 탑승하고 있던 '동승자' B씨가 두번째 증인으로 등장했다. B씨는 최민수와의 관계에 대해 "바이크를 함께 타다보니 10여년째 알고 지내는 친한 형"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이 여의도에 있어 최민수와 자주 본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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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피해자의 끼어들기와 최민수 측의 급정거(상황1), 타 건물에 진입하려다 돌아나오는 피해자 차량을 기다리는 최민수 측(상황2), 최민수가 차량으로 피해자 측 차량을 가로막은 순간(상황3) 등의 순간순간에 초점이 맞춘 질의가 이어졌다.
피해자 측은 최민수의 '손가락 욕설'과 "미쳤냐 XX하네 XX 미친X" 등의 욕설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B씨는 "최민수는 '아까 저 쪽에서 차량이 부딪칠 뻔했다. 당신이 운전을…'이라고 말하던 과정이었고, 피해자는 마포경찰서로 가자, 경찰서에서 얘기하자고 했다"면서 "피해자가 '당신?'이라며 호칭에 꼬투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시시비비가 아닌 호칭 문제로 논쟁이 커졌다는 것.
특히 문제의 욕설에 대해 "최민수는 어이가 없어 '내가 미쳤냐 경찰서를 왜 가?'라는 뉘앙스였다. 피해자를 향한 게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최민수가)손가락 욕설을 한 것은 인정한다. 피해자가 '산에서 언제 내려왔냐, 저런 사람 연예인 생활 못하게 해야한다, 운전 누가 했냐'는 말을 했다.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연예인으로서 문제가 생길까봐 손가락 욕설에 대해 빠르게 사과할 것을 권했고, 최민수도 저도 사과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B씨의 증언에 최민수는 불만을 드러냈다. 최민수는 이례적으로 재판장에게 증인에 대한 질문 허락을 구했다. 사건 자료를 자세히 살펴본 최민수는 "전 '박았냐?' 이 한마디 외엔 증인과 이야기를 나눈적이 없다. 전방의 차량만 주시했다"면서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낸 동생이지만 내 심리를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에 대해 납득이 안된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재판이 끝난 뒤 최민수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분하다기보다 답답하다"면서 "이런 일이 있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나를 각성하게 한다. 뭐든 도움이 되는 일이다. 배우고 있다"면서 "좋든 나쁘든 극단적인 선택의 말을 할 수는 없다. 이런 일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돼 유감이다. 아내가 있어서 웃지 못하고 있다"고 갑갑한 속내를 드러냈다. 강주은은 '할말 있으면 하라'는 최민수의 말에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만 덧붙였다.
최민수는 2018년 9월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도로에서 앞서 가던 차량을 앞지른 뒤 급정거, 보복운전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차량 운전자와 말다툼 과정에서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월말 최민수를 불구속 기소했고, 지난 4월 첫 공판에 이어 이날 두번째 공판을 가졌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