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스(프랑스)=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프랑스여자월드컵 한국-노르웨이전이 열리는 프랑스 랭스의 축구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랭스는 파리에서 TGV로 50분이면 도착하는 인구 18만 명의 소도시다. 12세기 프랑스 카페왕조 시절 '왕들의 대관식'이 열리던 대성당의 도시이자, '승리의 술' 샴페인의 도시다. 프랑스여자월드컵 유치지 9개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된 랭스 사람들은 남녀노소 축구를 사랑한다. 남자 국가대표 출신 석현준이 지난해 리그1 랭스로 이적, 10번을 달고 뛰면서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제법 익숙한 도시다.
랭스에서는 조별리그 노르웨이-나이지리아전, 미국-태국전, 자메이카-이탈리아전이 이미 펼쳐졌고, 한국-노르웨이전, 네덜란드-캐나다전 등 조별리그 두 경기가 남았다.
18일 오전 4시(한국시각) 펼쳐질 한국-노르웨이 최종전을 앞두고 랭스 시내 곳곳에서 열기가 감지됐다. 파리, 그르노블 등 윤덕여호가 거친 도시를 통틀어 랭스의 거리 홍보 열기가 가장 인상적이다. 랭스 중앙역, 관광안내센터는 물론 도시 곳곳에 여자월드컵을 알리는 표지판과 깃발이 눈에 띈다. 비엥브뉘(Bienvenue), 웰컴(Welcome) 등 불어, 영어는 물론 한국어 '환영합니다!' 등 이곳에서 경기를 치르는 해당 국가들의 언어로 환영인사를 새겨놓았다. 프랑스 카날플뤼스와 레퀴프 등 주요 채널은 매일 프랑스여자축구월드컵 전경기를 생중계할 뿐 아니라 여자축구 분석 및 토론 프로그램도 인기다.
랭스의 랜드마크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랭스 노트르담대성당 앞에는 프랑스여자월드컵을 알리는 깃발들이 힘차게 나부끼고 있다. 인근 랭스관광청 앞에는 한국과 노르웨이의 국기가 내걸렸다. 주요 교통수단인 트램에도 프랑스여자월드컵 광고판이 어김없이 붙어 있다. 도심 쇼핑가의 안경점, 구두가게, 보석가게를 막론하고 발길 닿는 곳마다 프랑스여자월드컵 홍보 팸플릿과 스티커가 나붙었다. 랭스중앙역 앞 광장 카페거리의 레스토랑 주인들은 프랑스여자월드컵을 홍보하는 식판과 냅킨을 깔아놓고 손님을 맞고 있다. 랭스 시민들의 축구사랑, 자발적인 참여가 여자월드컵을 축제로 만들고 있다.
중앙역에서 대성당과 도심을 거쳐 경기장까지 함께 하는 'FIFA 팬 투어'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친절한 안내판을 뚜벅뚜벅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경기장에 도착한다. 푸른 모자, 흰 티를 맞춰입은 자원봉사자들은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대회를 홍보중이다. 랭스 역앞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들은 나이, 성별을 떠나 축구사랑으로 뭉쳤다. 정년 퇴직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파트릭 부아셀씨, 50대 주부인 스테파니 살시씨, 대학생인 셀리아 브뤼스톨랭양은 "3인 1조로 랭스역 앞에서 네 달째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대회 홍보를 하고 있다. 아주 즐겁다"며 웃었다. 랭스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250명의 자원봉사단 소속인 이들은 3월부터 조를 짜서 시간별로 거리, 역, 레스토랑 등에서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반색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한국, 노르웨이, 나이지리아의 경기 결과도 모두 꿰뚫고 있었다. 살시씨는 "축구에서 결과는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냐? 한국팀을 응원한다. 행운을 빈다"는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16일 밤, 랭스 중앙광장에서는 이채로운 광경도 목격됐다.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3대0 손쉬운 승리를 거두고, 프랑스에 1대2로 패한 노르웨이 여자축구대표 선수들은 한국전을 앞두고 여유만만, 월드컵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늦은 밤 10시40분경 인근 랭스 노르르담 대성당으로 산책을 다녀오는 노르웨이 선수단이 중앙역 앞 광장을 지나가자 노천카페에서 주말 밤을 즐기던 축구 팬들이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환호성을 내지르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랭스(프랑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