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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가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 수비수 이규혁. 독일에서 뛰는 정우영(프라이브루크)이 팀의 차출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고, 이규혁이 대회 개막 직전 대체 멤버로 발탁됐다. 이규혁은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 전까지 1초도 뛰지 못한 유일한 필드 플레이어였지만, 자신이 출전하지 못하는 아픔을 극복하고 동료들이 더 열심히 뛸 수 있게 독려하는 '응원단장' 역할로 주목을 받았다. 대표팀 공오균 코치가 대회 종료 후 "내 마음 속 MVP는 이규혁"이라고 했을 정도. 코칭스태프도 가장 중요했던 결승전 막판 이규혁을 투입시키며 선수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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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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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에서 팬사인회도 열어줬는데, 인기를 실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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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많이 뛴 선수들보다도 주목을 받았는데.
선수이기 때문에 우선 경기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떻게 잘할 수 있을 지 생각했다. 경기에 못뛰어도 내가 뭘 해야 팀에 도움이 될 지 생각했다. 경기 끝나고 나오면 선수들 마사지도 해주고, 물도 가져다주고 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내가 힘들어도 뒤에서 티 내지 말자고 다짐했다.
-대체 발탁이라 기회가 많지는 않을 거라 예상은 했겠지만, 막상 못뛰니 서운하지 않았나.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서운하기도 했다. 그래도 마지막 결승전에서 기회가 생겼다.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나를 챙겨주셨다. 행복했다.
-결승전 1점차로 밀리는 상황에서의 출전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딱 하나, 들어가서 동점골 어시스트만 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들어가자마자 상대에 골을 허용해 치명타라고 생각하니 속상했다. 감독님께서 믿고 넣어주셨기 때문에 최대한 믿음에 보답해보자며 열심히 뛰었다.
지금도 생각하고 있는 게, 내 축구 인생 최고의 15분이 아니었나 싶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정말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자신은 동료들을 열심히 도왔는데, 반대로 이규혁을 특별히 도운 사람이 있었나.
특정 선수보다는, 팀 전체가 나를 잘 도와줬다. 코칭스태프는 열심히 할 수 있게 독려해주시고, 동료들도 결승전을 앞두고 "널 위해 이기겠다"고 얘기해줬다. 팬들도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
-대표팀에서 돌아와 제주 경기를 보니 어땠나. (제주는 이규혁이 보는 가운데 21일 성남과의 홈 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4연패)
아쉽긴 했지만, 선수들이 얼른 팀 장단점을 찾고 1승을 하자고 얘기하고 있다. 나도 월드컵 대표팀의 좋은 기운을 받아 제주에서도 경기에 출전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아직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는데, 출전 욕심이 생기지 않나.
당연하다. 팀에서도 자리를 잘 잡고 싶다.
수비수(왼쪽 풀백)지만 공격 능력도 갖췄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성향이 있다.
-반대로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프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까.
가장 기본인, 수비수로서 수비를 먼저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수비수에게 공격은 보너스 개념이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개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팀에 도움이 되는 득점,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싶다. 길게 보면, 나를 닮고 싶어하는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게 내 목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