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좋은 재능을 가져도 다치면 아무 것도 못한다는 걸 느꼈어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1)가 깊은 깨달음과 함께 순항하고 있다.
외야수 이정후는 첫해 144경기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지난 시즌 109경기 출전에 그쳤다. 각종 부상이 겹쳤다. 종아리, 어깨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결장하는 날이 많아졌다.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선 호수비 중 어깨를 다쳤다. 지난해 11월 7일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괴물 같은 회복 속도로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복귀했다. 스프링캠프 합류는 물론이고, 개막 엔트리 진입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믿고 쓰는 리드오프에서 무게감 있는 클린업 트리오로 변신했다. 팀 사정상 3번 타순에 배치되는 경기가 많아졌다. 타순을 가리지 않고,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그 비결 중 하나는 철저한 몸 관리다.
깨달은 게 많은 지난 시즌이었다. 이정후는 "작년에 다치면서 몸 관리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쉬지 않고 있다. 또 수술을 했기 때문에 보강 운동도 꾸준히 하려고 한다. 1~2년차 때는 몸이 힘들면 안 하기도 했는데, 이제 나를 위해 하고 있다"고 했다. 초반에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고전했다. 그는 "욕심이 과했었다. 내 몸 상태를 인정해야 했다. 재활을 마친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야구를 했다. 스스로 '괜찮아'라고 생각하니 몸이 안 따라줬다. 몸 상태를 인정하면서 계속 경기를 치르고, 날씨도 좋아지니 조금씩 좋아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슬럼프 기간이 길지 않다는 것은 이정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이정후는 빠르게 타율을 회복하더니 어느새 리그 타율 8위(0.329)로 올라섰다. 그는 "슬럼프가 왔을 때 무조건 훈련을 많이 하기 보다는 문제점을 빨리 체크하려고 한다. 체력 문제인지, 기술 문제인지 파악부터 한다. 강병식 타격 코치님이 문제를 잘 짚어주신다. 상의를 통해 수정해간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사이클이 크게 오르락 내리락 하진 않는 것 같다"고 했다.
3번 타순에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이정후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상위 타순에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 이정후는 "1번 타순에선 공수 교대시 빨리 준비해야 하고 타석이 많이 돌아온다. 그 정도를 빼면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3번 타순에 들어가면서 집중력이 더 높아진 것 같다. 그렇다고 장타를 쳐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앞에 (김)하성이형, 뒤에 박병호 선배가 계신다. 나는 안타 생산 능력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올해는 뛰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작년 이 시기에 다쳐서 2군에 있었다. 그 때 아무리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다치면 아무 것도 못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 다치지 않고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다. 또 작년 포스트시즌이 아쉬웠다. 경기 내용이 좋았어도 결국 3위였다. 프로이기 때문에 결과가 중요하다. 끝까지 함께 좋은 결과로 마치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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