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9일 사직구장.
6연패 부진에 빠진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를 이끄는 양상문 감독의 얼굴엔 그늘이 짙었다.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대5로 패한 뒤, 양 감독은 퇴근길에서 성난 팬들과 맞닥뜨렸다. 부진한 팀 성적, 실책을 연발하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한 질타를 온몸으로 받아낼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그에겐 고개를 떨굴 겨를 조차 없었다.
양 감독은 "사실은 감독으로서 성적에 대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어 이대호의 6번 타자 기용 계획을 밝혔다. '조선의 4번 타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활약해온 부동의 중심 타자인 이대호의 6번 타자 출전은 2008년 7월 18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1년8일, 4008일 만이다. 울림이 클 수밖에 없는 변화였다. 양 감독은 "이대호가 현재 방망이가 잘 안 맞는 부분도 고려했지만, 전체적인 선수단의 변화가 필요했다"며 "타순 하향 조정에 대해 이대호와 미리 이야기를 나눴다. 팀 성적을 올려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대호도 타순은 문제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롯데의 4번 타자'로 불리던 이대호라는 선수가 6번 타자로 나온다는 상황 자체에 나머지 선수들도 책임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양 감독의 다짐에도 롯데는 이날 역시 흐름을 풀지 못하는 듯 했다. 7회말 1사 1, 3루에서 대타 민병헌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으나, 8회초 2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한 박진형이 동점을 허용했다. 선취점을 얻고도 불펜 방화로 동점을 내주고, 역전까지 내주는 롯데의 패배 공식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흐름.
롯데 타선은 8회말 1사후 3득점을 뽑아내면서 4대1 승리, 6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1사후 제이콥 윌슨의 볼넷과 전준우의 좌전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서 이날 이병규 대신 대주자로 출전했던 조홍석이 우측 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를 만들며 결승점을 뽑아냈다. 이어 오윤석의 희생플라이와 강로한의 1타점 2루타까지 더해지면서 3점차 승리를 완성했다.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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