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현장] "日무역 보복→영화 관심多"…'주전장', 극장가 '보이콧 재팬' 불어넣나 (종합)

by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아베 총리의 무역 보복으로 '주전장'의 의미가 더욱 관심받게 됐다."

우익들의 협박에도 겁 없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소용돌이에 스스로 뛰어든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을 넘나들며 3년에 걸친 추적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미키 데자키 감독).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주전장'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국내 개봉을 맞춰 내한한 미키 데자키 감독과 '주전장'의 수입·배급사인 시네마달의 김일권 대표가 참석했다.

5년간 일본 교환 교육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다 태국으로 건너가 1년간 불교 승려로 지낸 미키 데자키 감독은 코미디와 사회적 이슈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공개하는 유튜버로 활약했다. 특히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주 전장(戰場)'이라는 주제로 첫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해 일본은 물론 국내 스크린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그가 연출한 '주전장'은 일본 내에서 취재하기 힘든 극우세력의 핵심 인물들을 카메라에 담아낸 작품으로 국내보다 빠른 지난 4월, 일본에서 개봉해 화제를 모았다. 일본 개봉 당시 영화에 출연한 우익 인사들이 상영중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키 데자키 감독을 고소하는 등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최근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아베 정권의 무역 보복 조치로 인한 국내의 '보이콧 재팬' 흐름이 이어지며 그 어느 때보다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국내 극장가에 상륙한 '주전장'이 어떤 신드롬과 파란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초현실적이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극장 개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 기대가 없었다. 지난해 열린 제23회 부산영화제에 초대된 것도 놀라웠는데 이번 한국 개봉 역시 너무 기쁘다"며 "마침 아베 총리가 이슈를 만들어 줘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다. 아베 총리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뼈 있는 농을 던졌다.

그는 "일본계 미국인으로서 제3자의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가 가능했던 것 같다. 만약 일본인이거나 한국이었다면 인터뷰를 응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오픈 마인드로 인터뷰를 했고, 정말로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상대의 속내를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완성된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양 측의 입장을 전부 인터뷰를 했다.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지지하는 쪽에서도 비판적이었고 역사를 수정하려는 이들에게도 비판적인 입장을 들었다. 감정적, 정서적으로 어려운 작업이었다. 특히 위안부 이슈에서 중요한 위치를 가진 사람들에게 분노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그 지점을 주의하고 조심해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주전장'을 연출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고백했다.

미카 데자키 감독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일본의 한 언론인이 위안부 문제를 다룬 것만으로 공격받고 있는 모습에서 공감을 받았다. 나 역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뒤 공격받은 경험이 있다. 왜 이렇게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알고 싶었다.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는 한국과 일본 사람들에게 정보의 차이가 있다고 들었다. 각국의 나라에서 얻는 정보의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서로 싸우고 있는 걸 알게 됐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양국 사람들이 몰랐거나 한번도 알지 못했던 정보를 알게 되면 서로 이해하지 않을까 싶었다. 서로의 증오를 없애고 싶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일본 내 우익 인사들의 상영 중지 반대에 대해 미키 데자키 감독은 "수정 주의자, 부정 주의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기 위해 많이 활동 중이다. 그들은 내게 '속았다'고 말하고 이 영화를 보지 말라고 하고 있다. 여기에 나를 고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속였다'라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 물론 나는 연구적인, 학술적인 프로젝트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부분에 속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들의 주장은 부조리하고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더 유리한 상황이다. 우리는 법정의 문서를 기다리고 있고 판결은 법이 하는 것이다. 또 아베 총리가 우리 영화를 보지 말라고 해서 반대로 홍보가 많이 되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일본의 젊은 세대는 위안부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 한일합의, 소녀상 건립에 대한 문제만 알고 있는데 다행히 영화에 대한 일본 내 반응은 굉장히 좋다.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화를 본 다수의 사람들은 공감하고 좋아했다. 모르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에 더 공감하는 것 같다. 아베 정권에 대해 충격을 받은 젊은이들도 많았다. 이 영화의 개봉 시기도 운이 따랐다. 일본 내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데 선고를 앞둔 젊은 일본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새로운 생각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이 영화는 굉장히 여러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 한 가지 주목한 것은 위안부 문제다. 위안부 문제를 법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싶다. 국제법상으로 정의가 있다고 본다. 강제징집, 성노예라는 것에 각자의 개념이 있지 않나? 각각의 단어에는 법적인 정의가 있다. 법적인 정의를 시도하기 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한국과 일본의 공통의 용어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그 다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초석이 생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각자가 생각하는 개념으로 계속 돌아가고 반복될 것 같다. 변호사에게 들은바에 따르면 과거 위안부 문제를 국제법상에서 다뤄보자고 했지만 일본 정부에서 거부했다고 들었다. 일본 사람들이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정부가 국제법정에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에서 심상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보이콧 재팬' 움직임에 "한국 관객에게 일본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주전장'을 보이콧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일본 정부와 일본 사람들의 의견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의견과 생각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다름을 영화에서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정책에 대한 것이지 사람들에 대한 증오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아베 정권이 무역 제제라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생각한다. 본질적인 문제는 인권 문제다. 외교 문제고 한일간의 싸움, 전쟁처럼 몰아가고 있다. 굉장히 유감이다"고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주전장'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