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3쿠션의 세계로 건너온 '포켓볼 여신', 과연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까. 낙관론을 펼치기엔 '이계'의 벽이 만만치 않게 높다. 초장부터 강적들과 서바이벌을 펼치게 됐다.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야 하는 전장이다.
프로당구투어(PBA)는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신한금융투자 PBA-LPBA 챔피언십' 대회를 펼친다. 지난 6월 경기도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에 이은 두 번째 대회. 개막전에서 불붙기 시작한 프로당구의 흥행 기운을 더 크게 이어가기 위해 잠실로 무대를 옮겼다.
특히 이번 대회 여자부(LPBA)에는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PBA 홍보대사이자 '포켓볼 여신'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차유람이다. 2006, 2010 아시안게임 당구(포켓볼) 국가대표 출신인 차유람은 뛰어난 당구실력과 외모로 2010년대 초반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2010 세계 9볼 암웨이 오픈과 2011 세계 9볼 베이징 오픈에서도 우승하는 등 전성기 때는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포켓볼' 무대에서의 성과였다. 게다가 차유람은 결혼과 출산 등으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중단했었다. 그러다 올해 초 PBA 홍보대사를 맡고, 전공인 포켓볼이 아닌 3쿠션 훈련을 시작하며 새롭게 3쿠션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준비해왔다.
그런 차유람이 이번 신한금융투자 챔피언십에서 그간 갈고 닦은 3쿠션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차유람은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한다. 현재 LPBA 정식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에서 '포켓 여제' 김가영과 함께 와일드 카드로 차유람에게 출전권을 부여했다. 대회 흥행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대진운이 따르지 않았다. 차유람이 처음부터 너무 강한 조에 편성된 것. 총 10개 그룹으로 나뉘어 22일 낮 1시40분부터 'PBA 서바이벌'방식으로 64강 1라운드가 펼쳐지는데, 차유람은 1번 그룹에 배정됐다. 하필 이 조에는 LPBA 투어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한 김갑선과 2008 세계캐롬연맹(UMB) 여자3쿠션 선수권 3위를 차지한 박수아가 포함돼 있다. 또한 일본의 숨은 강자 히가시우치 나츠미도 이 조에 들어있다.
3쿠션 경력이 길지 않은 차유람으로서는 힘든 대전이 될 듯 하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처음부터 강한 상대들과의 경기를 통해 실전 적응력을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차유람이 본격적으로 3쿠션 선수로 성공하려면 강자와의 대결에서 버티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 침착하게 기본기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과연 차유람이 1라운드를 무사히 통과해 3쿠션 무대에 연착륙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