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핑클의 재결합, 그것을 목표로한 프로그램 JTBC '캠핑클럽'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4일 첫 방송에서 4.2%(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를 기록했던 '캠핑클럽'은 지난 28일 3회에서 4.7%로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폭발적인 인기라기 보다는 핑클시절 향수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평이다.
해체라는 표현보다 공식활동을 중단한지 14년이나 된 걸그룹 멤버들이 모여 캠핑을 가는, 단순한 콘셉트가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향수'를 들 수 있다. 핑클이라는 존재는 3040세대에게 최근들어 인기 있는 걸그룹만큼이나 절대적인 그것이었다. 많지 않았던 걸그룹 중에서도 SES와 양대산맥을 이뤘던 핑클의 존재감은 2000년대 초반 그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에게는 꽤 막강했다. 게다가 멤버 개개인별로 활동하면서부터 알려진 루머들이 팬들의 관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했다.
특히 뒤늦게 팀에 합류한 이효리와 다른 멤버들 사이의 불편(?)했을 것이라고 알려진 관계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었다. 개개 멤버들의 '따로 노는' 증언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이번 '캠핑클럽'은 마치 대질조사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오랜 팬들에게는 '이들의 사이가 좋았을 것'이라는 단순한 믿음을 확인케 해주며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28일 방송에서도 이효리는 "처음에는 그룹 하다가 솔로 하니까 나는 너무 신났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 하지, 입고 싶은 옷 입지. 그런 거 다 떠나서 내가 하고 싶은 거 내 마음대로 하니까 너무 재미있었다. 음악이 제일 컸고, 끝나고 다 같이 술 먹고. 뭐든지 내 마음대로니까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너희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내가 너희 생각을 전혀 안 했다는 게 진짜 미안했다. 너희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끌어 줄 수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성유리도 눈물을 흘리며 "자리 잡으려고 다들 바쁠 때다. 우리도 먹고 살기 바빠서 언니 생각 못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는 '라디오스타'에서 혼자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앞에서 얘기하는 것이라 신빙성을 더한다.
그시절 '음악'도 '캠핑클럽'을 훈훈하게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매회 이들은 활동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새끼손가락으로 "약속해줘"를 외치는 옥주현의 '영원한 사랑', 멤버들도 가사 내용을 인정할 수 없는 히트곡 '루비', 그리고 팬이 아니면 기억하기도 힘든 'Shadow(샤도우)'나 'The beginning(더 비기닝)' 'Waiting for you(웨이팅 포 유)' 등의 곡이 이들의 모습과 함께 등장하면서 '캠핑클럽'은 '핑클이 다시 뭉쳤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뿐만 아니다. 머라이어 캐리의 'Always be my baby(올웨이즈 비 마이 베이비)'나 TLC의 'Creep(크립)'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팝음악까지 등장하면서 그 시절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네 멤버들의 '현실케미'는 '캠핑클럽'의 최강점이다. 멤버들은 2000년대 초반에 머물러있지 않고 30대후반, 40대 초반의 감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서투른 캠핑 실력이나 잘 몰랐던 멤버들의 성향, '아침형 인간' 이효리와 이진의 에피소드, 감정 표현이 확실한 옥주현과 허당 성유리의 매력이 '캠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세히 드러나면서 '삼시세끼' 못지않은 재미를 주고 있다.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각 멤버 개개인의 성향은 '캠핑클럽'의 큰 재미다.
사실 핑클이 방송 후 재결합 공연을 펼치는 것은 프로그램이 기획됐을 때부터 정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단 8회만 기획된 '캠핑클럽'을 아쉬워하는 것은 비단 핑클팬들만이 아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