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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원지단' 이영재, "가족 같은 분위기, 흥미로운 '병수 볼'. 더 녹아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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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 팀에서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이적 후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강원FC 미드필더 이영재(25)가 보여준 활동력은 전형적인 김병수 감독 스타일 '병수볼'의 모습이었다. 더불어 강력한 왼발 슛과 환상적인 '360도 턴'까지 보여주며 '강원 지단'의 닉네임까지 탄생시켰다. 지난 7월 31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를 통해 이영재가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이날 이영재는 강원 이적 후 첫 경기를 치렀다. 강원FC는 지난 7월 15일 외국인 공격수 제리치를 경남으로 보내며 이영재와 현금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제리치를 원한 건 경남이었고, 강원은 그에 대한 반대급부의 선수로 이영재를 '콕' 찍었다. 김병수 감독은 이영재를 원래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김 감독은 "기술적으로는 이미 완성도가 있는 선수였다"며 이영재가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의 플레이를 잘 소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기대는 그대로 적중했다. 불과 보름 남짓 호흡을 맞췄을 뿐이지만, 이영재는 마치 원래부터 강원에 있던 선수처럼 플레이했다. 특히 후반 13분에 나온 골은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과 이영재의 기술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결과였다. 포항 진영 왼쪽으로 깊숙히 침투한 한국영이 순간적으로 페널티지역 안으로 컷백 패스를 찔러줬다. 재빨리 침투한 이영재의 왼발로 정확히 이어졌다. 이영재는 이 공을 기민하게 세운 뒤 360도 턴으로 뒤쪽 수비수를 제쳤다. 그리고는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기막힌 슛을 날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영재는 마치 큰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수험생처럼 보였다. 그는 "이적 이후 첫 홈 경기였는데, 워낙에 주위의 많은 분들이 '잘할 수 있다.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라는 격려를 해주셨다. 그 믿음에 보답하려고 뛰었다"며 첫 경기 활약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이영재는 "사실 아직은 더 팀에 녹아들어가야 할 것 같다. 김병수 감독님의 축구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즐겨봤었다. 더 헌신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서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영재는 강원 구단에 온 뒤로 빠르게 적응한 데에는 팀 문화와 동료 선후배들의 도움이 컸다고 언급했다. 그는 "강원구단은 뭐랄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그리고 프런트까지 모두 가족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 그래서 더 편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데뷔전을 앞두고서는 정조국 선배가 '어제 꿈에 네가 나왔으니 잘 할 것 같다. 힘내라'는 말을 해주셨다. 그 덕분에 골을 넣은 것 같다. 나중에 꼭 식사를 대접해야 겠다"며 훈훈한 에피소드까지 전했다. 데뷔전부터 맹활약을 펼친 이영재가 앞으로 어떻게 더 진화할 지 궁금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