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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각장애인 기준, 국제 기준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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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김응수 교수의 연구결과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확인됐다. 김 교수는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안과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력을 측정한 40~80세 3160명을 분석했다. 기준은 세계보건기구의 저시력 판정기준이자 시각장애인 기준인 0.32(6/18) 이하부터 포함했다. 또한, 설문조사에서 실시한 직업 재분류 및 실업·비경제 활동인구 상태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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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시력을 중요시해 이를 평상시력(Presenting Vision)으로 구분하고 있다. 평상시력은 최대교정시력과는 별개의 개념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시력이며, 사실상 실생활에 적용되는 평상시력을 기준으로 하면 저시력의 유병률은 4.58%까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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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시력 환자 중 시각장애인 인정 못받는 사람 많아
저시력은 안경, 콘택트렌즈,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시력이 안 나오는 상태이다. 눈이 전혀 안 보이는 전맹(全盲)과 달리 저시력 환자는 개인마다 잔존시력과 확보되는 시야의 범위가 다르다. 시야 또한 원인에 따라 중심시력 손실로 시야의 중심이 보이지 않거나, 주변시력 손실로 중심 부분만 보이는 등 다양한 형태를 띤다. 환자마다 다른 잔존시력과 시야를 갖고 있어 생활하는 데도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런데 저시력은 다른 안질환과 달리 환자에 대한 실태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확한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사)한국저시력인협회에서 전세계 저시력 인구는 0.8%이라는 국제 통계자료를 근거로 국내 저시력 환자를 약 40만명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런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 전체 인구 내 저시력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 역시 낮을 수밖에 없어 더욱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이 저시력 유발 원인질환 1위
저시력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나이관련 황반변성과 같은 후천성 안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선천성 백내장과 같은 선천성 안질환이나 망막색소변성과 같은 유전질환도 원인으로 꼽힌다. 간혹, 외상성 시신경손상, 외상에 의한 안구파열에 의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노인성 안질환으로 인해 발병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향후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김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시각장애를 보인 74명 중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유병률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녹내장, 망막앞막, 당뇨망막병증 순이었다.
저시력은 안질환으로 인해 눈에 변화가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대신, 망원경, 확대독서기(CCTV) 등 다양한 광학보조도구를 사용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 하지만, 보조기구들은 지속적인 훈련을 필요로 하고, 휴대가 어려운 것들이 많아 최근엔 스마트폰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고 그것을 확대해 물체를 보는데, 이는 훈련이 따로 필요치 않고 휴대도 용이해 많은 환자들이 스마트폰을 적극 이용하고 있는 추세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저시력에 대한 인식이 낮아 저시력 환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안 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의 저시력 환자는 곧 시각장애인으로 인정받는 기준과도 거리가 멀다"며, "복지사각지대에 놓은 저시력 환자들의 사정뿐만 아니라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저시력 환자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볼 때 예방 차원에서라도 장애인복지법의 시각장애인 판정기준 개정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