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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올시즌 악재가 뒤섞였다. 하주석의 부상 이탈, 정근우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 등 베테랑들의 줄부상과 부진, 이용규의 시즌전 트레이드 요청으로 인한 무기한 활동정지처분, 불펜진 붕괴, 신인들의 저성장 등. 공수 전분야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길을 잃은 한화는 해법에 골머리를 싸매지만 여전히 우왕좌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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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한화는 '주전급 뎁스 강화'를 강조했다. 1군에 가까운 선수들을 많이 만들어내 전력층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강팀으로 팀컬러를 바꾸겠다는 시도였다. 이는 리빌딩보다 상위 개념의 팀 개조작업 테마다. 뎁스가 강한 팀은 자연스런 내부 경쟁이 벌어져 팀이 강해진다. 부상 이탈과 체력 저하 등에 대한 고민은 줄어든다. 성적은 성적대로 내면서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 자연스런 리빌딩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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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을 앞두고 한화의 베테랑과 구단 고위층, 코칭스태프간 불협화음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결국 팀분위기를 해치는 것을 넘어 전력 불안정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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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가고자 한 길은 큰 틀에서 옳다. 지난해 11년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이루기까지 끝모를 암흑기를 경험한 한화다. 단기 처방, 김용용 감독 영입, 김성근 감독 영입, 외부 FA 수혈 등을 시도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돌고 돌아 박종훈 단장과 한용덕 감독은 리빌딩을 외쳤다. 지난해 3위 성적을 올릴 때는 모든 잡음이 덮였다. 찬사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화려함 뒤 소외됐던 고참급 선수들을 아우르는 타이밍을 놓쳤다.
지난해 3위의 성적이 한용덕 감독 혼자의 업적이 아니듯, 올해 꼴찌도 한 감독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한화는 주전급 뎁스강화라는 큰 틀에 리빌딩을 자연스럽게 흡수시켜야 한다. 인위적으로 베테랑을 배제하는 느낌을 줄 필요가 없다. 주전급 뎁스에는 신인, 신진급, 허리급, 베테랑, 고참급이 모두 포함된다. 1군을 오가는 선수들에게는 공정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1군은 경험하는 곳이 아니라 증명하는 곳이 돼야 한다. 객관적으로 더 잘하는 선수가 더 많은 경기를 뛰면 입이 튀어나올 선수도 없어진다. 될 때까지 어린 선수를 쓰면 기량이 다소 미흡해 벤치를 지키는 고참들은 불만이 쌓인다.
'우리팀은 미래를 지향한다'라는 말은 공언할 필요가 없는 외침이다. 미래를 지향하지 않는 팀은 없다. 말하지 않아도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 점차 도태되는 것이 야구고, 사회다. 선언하듯 대외에 공표하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는 상실감을 준다. 행여 뒤로 따로 불러 다독인다면 모를까. 이를 방치하면 경쟁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한화 구단이 '무슨 말이냐, 우리는 지금까지 공정하게 대우했다. 잘하는 베테랑은 늘 기용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문제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무한한 인내를 보여주면서 고참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조차 덜 준다는 느낌을 갖게 한 부분이다. 올해 이 홍역을 치르고도 얻은 것이 없다면 더 큰일이다. 실수는 반복하면 안 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