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스타★예감,여중생 캡틴'전유경"손흥민X포항 완델손 좋아요"[현장인터뷰]

by

[목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저, 손흥민 선수와 포항 스틸러스의 완델손 정말 좋아해요."

쌍꺼풀 없는 시원한 눈매에 기다란 속눈썹, 여름파도처럼 청량한 미소를 지닌 '중3 캡틴' 전유경(15·포항 항도중)과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시원시원했다. 거침없이 치고 달리고, 거침없이 슈팅을 쏘아올리는 9번 공격수의 플레이스타일과도 빼닮았다.

전유경은 대한민국 여자축구 15세 이하 대표팀 주장이자 간판공격수다. 전유경의 포항 항도중은 8월 초 합천 여자축구선수권에서 우승했다. 결승전까지 6경기를 소화하고 지난 5일 개막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여자축구 U-15 페스티벌에 합류한 전유경은 5경기에 빠짐없이 나섰다.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의 그라운드에서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5일 첫 대만전(3대2승)에서 2골을 몰아쳤고, 7일 일본전에 선발 출전해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9일 괌전(17대0승)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4골을 밀어넣었고, 10일 홍콩전(10대0승)에서도 2골을 터뜨렸다. '상대초-항도중 듀오' 박수정(9골)과 함께 매경기 눈부신 활약을 선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한일전이다. 중학교 1-2학년 때 연거푸 패했던 일본에 악착같은 투혼으로 2대1 승리를 거뒀다. '여중생 캡틴' 전유경은 "이제 일본에게 져서는 안된다. 절대 지지 말자는 생각, 한발 더 뛰는 체력과 정신력으로 승부해서 이겼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전유경은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들이 앞다퉈 추천하는 여자축구의 미래다. 지소연, 조소현의 뒤를 이을 꿈나무다. 남자아이들과 공을 차다 여자축구에 본격 입문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다 지난 3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 이성천 감독을 통해 상대초등학교 축구부에 들어가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전유경은 "이번 프랑스여자월드컵도 열심히 봤다. 나도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 손흥민, 지소연 선수처럼 월드컵에서 주목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첼시의 지소연, 웨스트햄의 조소현, 맨시티의 이금민 등 국가대표 언니들의 뒤를 이을 생각도 또렷했다. "포항 스틸러스에도 여자팀이 생겼으면 좋겠다. 잘해서 해외 진출도 하고 싶다. 첼시, 맨시티, 토트넘 같은 빅클럽에 가고 싶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전유경은 남자 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이름을 외쳤다. "손흥민 오빠처럼 멋지고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좋아하는 선수를 묻자 이번엔 "손흥민"과 더불어 반가운 이름이 나왔다. 포항 축구소녀는 포항 스틸러스의 팬이다. "포항 스틸러스의 완델손을 좋아한다. 평소에도 K리그를 챙겨본다"며 웃었다.

공격수로서 자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했다. "스피드! 스피드가 장점이다. 몸싸움도 자신 있다." 1m68의 헌칠한 키에 스피드를 활용한 치고 달리기, 탁월한 위치선정과 등지는 플레이, 볼 소유와 과감한 슈팅이 황의조를 빼닮았다.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인창수 감독의 기대감도 남다르다. 전유경은 9월 태국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을 앞두고 '고1 언니'들과 함께 마지막 훈련에 소집됐다. 내년 인도에서 열리는 FIFAU-17 여자월드컵 티켓이 걸려 있는, 중요한 대회다. 인 감독은 "유경이는 한 살 많은 언니들과 몸싸움, 체력, 기량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U-15에는 전유경, 박수정 등 실력과 기술을 가진 선수들이 제법 있다. 월반이 가능하다"고 했다. "유경이는 볼 키핑이나 움직임, 가슴 트래핑, 헤딩 등 공격수로서 기술적으로 뛰어난 자질을 지녔다. 제눈엔 분명 대성할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유경 역시 "언니들과 함께 최종 명단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지고는 못사는 투사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볼바람 불어넣고 V자 셀카를 찍는 해맑은 여중생이다. 세상에서 축구가 제일 좋다는, 꿈 많은 열다섯 소녀에게 축구가 좋은 이유를 묻자 또다시 속시원한 대답이 돌아왔다. "뛰어노는 게 정말 좋고, 공을 차면 정말 행복해요. 제 꿈은 국가대표, 축구로 꼭 성공하고 싶어요." 목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