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노주환]"남자 아이들 가르치는 맛이 정말 좋아요. 생각했던 것 이상입니다."
올해 초 K리그2(2부) 수원FC는 산하 유스 U-12팀 사령탑으로 과감하게 여성 지도자를 선택했다. 남자축구라는 '유리 천장'을 깨트린 그 지도자는 김태희 감독이었다. 여자축구 선수로 여자축구 현장에서 약 20년 가까이 잔뼈가 굵었던 그는 올 초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2010년 FIFA 트리니다드토바고 여자 U-20 월드컵 때 한국 우승 코칭스태프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최덕주 감독을 도와 코치로 여민지 등의 우승 등극을 도왔다. 김호곤 단장이 이끄는 수원FC의 김 감독 선택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김태희 감독이 수원FC U-12 팀을 맡은 이후 성적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기본기까지 탄탄해지고 있다.
11일 울산과학대 잔디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수원FC U-11~12세 팀을 이끌고 2019년 K리그 유스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있었다. 수원은 이날 U-12 대결(8인제)에서 강원을 7대1로 제압, 5전 전승을 기록했다. 수원 U-12 팀은 이번 대회 울산 유스팀과 더불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김 감독은 부임 후 얼마되지 않아 출전했던 2019년 서귀포 칠십리 전국 유소년축구연맹전 U-12 A그룹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부임 8개월째를 맞은 김 감독은 "남자 팀을 맡은 새 도전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재미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이 투터치 패스도 잘 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기본기와 경기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가 남자축구판에 뛰어든 후 남자 지도자들 사이에서 경계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나는 여기서 성공해서 더높은 상위 연령이나 클럽으로 갈 생각은 없다. 지금 처럼 어린 남자 유망주들을 키워서 위로 올려보낼 것이다. 여성 지도자의 섬세함과 아이들의 심리를 잘 다룰 줄 아는 능력을 더 발휘해보겠다"고 말했다.
울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