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수비수를 믿자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28)가 살아났다.
터너가 14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기분 좋은 시즌 5승을 달성했다. 7이닝 1실점. 5회 내준 유일한 실점에 유격수 김선빈의 실책이 겹치면서 터너의 자책점은 '0'이었다. 77일 만에 맛본 승리였다. 터너의 마지막 승리는 5월 29일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터너는 그 동안 '홀로' 야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0km 초중반대의 빠른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음에도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무엇보다 상대 타자를 속이기 위한 유인구를 땅에 패대기 치는 경우가 잦았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모든 짐을 짊어지겠다는 부담이 컸다. 너무 완벽을 추구하다 보니 스스로 무너지게 된 꼴이었다.
KIA 코칭스태프의 믿음도 계속해서 떨어지기만 했다. 그리고 지난달 9일 '최후통첩'을 날렸다.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박흥식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력을 보고 납득이 안가면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헌데 6이닝 3안타 3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벼랑 끝에 섰다가 기사회생한 셈.
하지만 14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최후통첩이 날아왔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에 코칭스태프의 인내심은 바닥나 있었다. 박 감독대행은 "시즌이 끝난 뒤 함께 종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다. 다만 이날도 부진할 때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만약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질 경우 보직변경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터너도 간절할 것이다. 열심히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현장에선 기회를 줄 만큼 줬다"며 "마지막 기회를 잡지 못하면 젊은 토종 투수들에게 기회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터너는 또 다시 잘 던졌다. 7이닝 5안타 4볼넷 3삼진 1실점(무자책점)을 기록, 두산전 승리를 견인했다. 이제 터너는 수비수를 믿는 법을 배웠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터너는 "수비를 믿고 던졌다. 앞으로도 수비를 믿고 공격적으로 던질 것"이라고 전했다.
터너가 살아나면 KIA의 5강 싸움은 시즌 끝까지 계속될 수 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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