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경기력뿐 아니라 관중, 매너 모든 면에서 K리그 내 모범이 되는 구단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김광국 울산 현대 단장이 15일 김도훈 감독의 징계 결정 이후 구단의 입장을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14일 제15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울산 김도훈 감독과 김범수 골키퍼 코치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김 감독은 지난 1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대구FC전에서 판정에 격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이날 상벌위원회는 출전 정지 3경기와 제재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김 감독은 퇴장 출전 정지 2경기에 3경기가 추가되면서 향후 총 5경기(전북, 상주, 인천, 경남, 강원),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됐다. 김범수 골키퍼 코치 역시 제재금 500만 원을 부과받았다. 울산 구단은 관중석에서 심판들을 향해 물병이 날아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재금 200만 원도 내게 됐다. 물병을 투척한 관중을 찾아 후속 조치를 취할 의무도 부과받았다.
김 단장은 15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잘못했다. 김 감독도 그렇게 생각한다. 잘못했다"며 냉정하게 과오를 인정했다. "울산 구단은 그동안 '리스펙트'를 일관되게 강조해왔다. 김 감독 역시 부임 이후 정장과 검은 넥타이를 착용하면서 개인 감정을 자제하고 리그, 심판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려 노력해왔다"고 했다. "김 감독은 좋은 사람이다. 선수들과 내게 꿈을 선사해준 감독이다. 늘 겸손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구단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프로답게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그래서 이번 일이 더 아쉽다"고 했다. "어쨌든 큰 실수를 했다. 다시는 나와서는 안될 장면"이라고 돌아봤다. 14년만의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리딩클럽' 울산의 수장으로서 "울산은 경기력뿐만 아니라 K리그 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관중, 매너 모든 면에서 본받을 수 있는 구단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병 투척 징계에 대해서도 겸허히 인정했다. 김 단장은 "벌금은 당연히 내야 한다. 물병 던지는 관중을 봤다. 내가 직접 달려가서 이야기했다. '물병을 던지는 순간 수백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했더니 놀라더라. 울산 서포터들은 이런 제재를 알고 있지만 일반 관중들은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해당 관중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순간적 감정에 휩쓸려 그런 폭력적인 행동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는 메시지만큼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전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의 정신적 지주인 김 감독이 향후 5경기 벤치에 나설 수 없다. 헤드셋을 쓰고, 관중석과 벤치에서 실시간 소통은 기술적으로 가능하겠지만, '1강' 전북(승점 53)과 승점 2점차 박빙의 선두를 지키고 있는 울산(승점 55)으로서는 분명 악재다. 당장 16일 전주성에서 올시즌 최고의 빅매치 전북과의 맞대결이 예고돼 있다.
김 단장은 위기에 강한 베테랑 울산 선수단을 향한 확고한 믿음을 전했다. "가장 큰 경기, 우승 경쟁에 변수가 될 전북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겼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슬기롭게 이겨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선수들 본인이 이 상황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주장 이근호 등 고참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울산은 탁월하다.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낼 것이다.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