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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홍선 감독 "'반드시잡는다→변신' 함께한 '갓동일'은 마음의 안식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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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홍선(43) 감독이 두 번째 호흡을 맞춘 배우 성동일(52)"내 마음의 안식처다"고 말했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 영화 '변신'(다나크리에이티브 제작)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 그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변신'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밝혔다.

'변신'은 악마에 빙의되거나, 악령 또는 혼령이 갑자기 등장해 관객을 놀라게 하는 기존의 공포 영화들의 방식에서 벗어나 악마가 스스로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교란시키는 반전 스토리로 극강의 공포감을 선사한다. 지금껏 한국 공포 영화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신선한 스토리로 올여름 극장가 비밀 병기로 등극한 '변신'은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손에 진땀을 쥐게 만들며 올해 가장 섬뜩한 공포 영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변신'은 공포·스릴러 장르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드러낸 김홍선 감독의 네 번째 작품으로 영화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관계에서 올라오는 의심과 분노의 감정을 이용해 공포감을 조성하고 균열을 일으킨 '변신'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소름 돋는 공포감으로 늦여름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 김홍선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로 빚어진 '변신'은 한국적인 공포 영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신기원을 열었다.

무엇보다 김홍선 감독은 '변신'에서 평범한 공무원이었지만 이사 온 날부터 집에서 기이한 일을 겪는 한 집안의 가장 강구 역을 맡은 성동일에 대한 무한 신뢰를 아끼지 않았다. '반드시 잡는다'로 첫 인연을 맺은 뒤 '변신'까지 연달아 호흡을 맞춘 김홍선 감독과 성동일. 그동안 성동일은 tvN 인기 시리즈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에서 정은지, 고아라, 혜리에게 남다른 부녀(父女)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며 일명 '개딸들의 아버지'로 불린바, 이번 작품에서는 특유의 코믹한 연기를 버린 극강의 부성애로 색다른 재미를 안긴 것. 더구나 성동일은 '변신'을 통해 데뷔 이래 첫 공포·오컬트 장르에 도전해 의미를 더했다.

김홍선 감독은 "'반드시 잡는다'에 이어 '변신'까지, 성동일 선배와 호흡은 말 할 것도 없었다"며 "이제 성동일 선배는 내 마음의 안식처와 같다. 조금 더 보태 감독 김홍선에겐 신과 갓은 '갓동일'이다"고 웃었다.

그는 "'반드시 잡는다' 때 성동일 선배가 고생을 많이 했다. 밖에서 농담식으로 '김홍선 감독과 못하겠다'라고 하지만 속내는 그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 겉으로 칭찬을 잘 못해 그렇지 항상 감독을 제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최고의 배우다. '반드시 잡는다' 때 정말 성동일 선배에게 의지를 많이 했고 '변신' 역시 그런 이유로 처음부터 성동일 선배를 캐스팅 0순위로 올렸다. '변신'은 내 각색이 많이 들어간 작품인데 처음부터 나는 강구 캐릭터에 성동일 선배를 놓고 캐릭터를 각색할 정도였다. 운이 너무 좋게도 이번 작품도 함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홍선 감독은 성동일에 대해 '감독을 불편하게 안 하는 배우'라고 정의했다. 그는 "감독에게 아마 최고의 미덕이 그런 지점이 아닐까 싶다. 주변에서 들으면 간혹 감독을 불편하게 만드는 배우들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원하는 디렉션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는데 성동일은 그런 지점에서 감독을 전적으로 믿고 따라주는 고마운 배우다. 사실 현장에서 '한 번 더 갑시다'란 이야기를 하기 가장 어려운데 성동일 선배는 똑같은 장면을 7~8번 촬영해도 전혀 불편해하지 않는다. 감독이 원할 때까지 앵글을 만들어주는 진짜 대(大) 배우다"고 추켜세웠다.

물론 김홍선 감독에게 힘이 된 배우는 성동일뿐만이 아니었다. 첫 호흡을 맞추는 배성우와도 좋은 추억을 쌓았다는 김홍선 감독. 배성우는 극 중 강구의 동생이자 구마사제 중수로 파격 변신에 나섰다. 영화 '더 킹'(17, 한재림 감독) 두 얼굴의 검사 양동철, '안시성'(18, 김광식 감독)의 든든한 부관 추수지, tvN 드라마 '라이브'의 휴머니스트 오양촌까지 매 작품 명품 연기를 선보이는 배성우는 '변신'에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구마사제 중수로 완벽 변신해 지금껏 선보인 연기 결과 전혀 다른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김홍선 감독은 "배성우가 연기한 중수 캐릭터가 '변신'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캐스팅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는데 제작사의 인연으로 배성우와 함게할 수 있었다. 중수 캐릭터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성향을 지닌 캐릭터다. '변신' 초고 단계에서는 지금과 180도 다른 시니컬하고 타락한 캐릭터였는데 일단 감독인 내가 봐도 호감형 캐릭터가 아니라 많이 각색했다. 그 결과 지금의 호감형 중수 캐릭터를 만들었고 여기에 호감 배우인 배성우를 캐스팅해 싱크로율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성동일 선배가 감독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배우라면 배성우는 내가 아는 배우 중 가장 열심히 하는 배우다. 현장에서 늘 캐릭터를 연구하고 최선을 다한다. 게다가 현장의 힘든 분위기를 위트있게 바꾸는 능력까지 갖춘 만능 배우다. 이번 '변신'은 성동일 선배와 배성우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변신'은 배성우, 성동일, 장영남, 김혜준, 조이현 등이 가세했고 '공모자들' '기술자들' '반드시 잡는다'의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