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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후반기 ERA 제로' 주 권 "얼떨결에 20홀드, 이제 기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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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KT 위즈 투수 주 권이 확 달라졌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활용하면서 후반기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KT 우선 지명을 받은 주 권은 모두가 주목한 유망주 투수였다. 첫해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이듬해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6년 선발 투수로 134이닝을 소화하며, 6승8패, 평균자책점 5.10을 마크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기회 속에도 2016시즌 만큼의 활약은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KT의 '핵심 필승조'로 성장했다. 주 권은 59경기에 구원 등판해 5승2패, 2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 지난 7월 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실점한 뒤 한 번도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단연 '제로'.

좋아진 비결은 체인지업에 있다. 주 권은 무엇이 좋아졌냐는 질문에 자신 있게 "체인지업"이라고 답했다. 올 시즌 주 권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50%를 뛰어 넘는다. 패스트볼보다 더 많은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로 변신했다. 주 권은 "작년에는 체인지업을 던질 때, 타자들이 다 알 정도로 폼에서 보였다. 직구 던질 때와 차이가 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캠프 때부터 많은 생각을 했다. 지금은 직구 폼과 똑같이 체인지업을 던지다 보니 타자들이 속는 것 같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과감하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포커스는 커브에 맞춰져 있었다. 커브 연마로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커브를 거의 쓰지 않고, 체인지업에 주력하고 있다. 주 권은 "박승민 투수 코치님도 커브를 섞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었다. 그런데 체인지업을 많이 쓰다가 커브를 쓰려니 또 제구가 안 잡히더라. 카운트도 불리해지고, 결국 직구를 던지다 맞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박 코치님이 좋은 걸 완성해서 던지자고 하셨다. 오히려 체인지업을 자신 있게 던지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구원 투수로서의 개인적 목표는 없었다. 하지만 필승조 역할을 맡다 보니 금세 20홀드를 넘어섰다. 21홀드로 한현희(키움 히어로즈)와 홀드 부문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주 권은 "마음 속에 정해둔 수치도 정말 없었다. 20홀드는 생각도 못했다. 얼떨결에 하고 있지만, 기분이 좋다. 솔직히 기록이 쌓이다 보니 홀드가 신경 쓰이기도 한다. 그래도 그보다는 등판할 때마다 잘 막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은 목표는 팀의 가을야구 진출. 그는 "가을야구에 가고 싶다. 5강 경쟁을 생각만 하다고 현실로 다가오니 신기하다.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이 긴장하진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즐겁게 하다 보니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는 것 같다. 크게 신경을 쓰며 더 안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