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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개막 후 한 달이 지났다. 롯데는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눈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신호들도 감지된다. 손아섭, 채태인 등 부진했던 베테랑 선수들이 상승 곡선이다. 마운드 역시 전반기 고군분투했던 장시환, 부상 복귀한 박세웅, 다시 마무리 임무를 맡은 손승락의 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강로한, 고승민, 나종덕 등 기회를 받으며 성장하는 백업-신예들의 모습 역시 눈여겨 볼 만하다. 전반기 내내 팀을 감싸고 있던 패배의식이 사라지고 잊었던 근성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프런트-현장의 가교이자 미래 설계자인 단장 부재는 여전한 상황. 취임 당시 '자율 야구-베테랑 중용' 계획에 맞춰 차분히 팀을 꾸려가는 공 감독 대행의 리더십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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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최근 롯데의 발걸음을 모두 공 감독 대행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돌아보면 자율 야구-베테랑 중용은 그가 지휘봉을 잡을 때 꺼내들 수 있는 모든 카드였다. 바닥까지 떨어진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양 전 감독이 물러난 상황에서 선수단 사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미래 방향을 설정해야 할 단장직 공석이 길어졌고, 트레이드 등 선수단 구성 변화 요소도 없었다. 그에게 주어진 감독 대행직은 악천후 속에 항해를 거듭하다 선장-항해사가 사라진 난파선을 이끌고 항해를 마치라는 것과 다름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공 감독 대행은 자율-베테랑 기조 속에 신구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임 당시의 계획을 꾸준히 이어갔다. 연승 후 연패라는 결과를 받아들며 흔들릴 법 했지만, 적어도 자신과의 약속은 저버리진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선 결국 일희일비의 악순환만 이어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 롯데가 4연승을 달리던 시절 '공감 야구', '충무공필성' 등 쏟아지던 찬사는 신기루처럼 오간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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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롯데는 세 번이나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가을 야구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컸고, 팬들의 바람도 마찬가지였다. 새 감독이 선임될 때마다 매번 우승의 한을 노래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승패에 따라 파도처럼 출렁이는 외부 목소리, 인내심과 청사진이 결여된 내부 정책은 결과적으로 롯데를 방향 없이 표류하는 구단으로 만들었다. 단장-감독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지금 또다시 '냄비 근성'이라는 구태를 반복한다면, 롯데와 부산 야구의 꿈과 미래는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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