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박)계범이가 잘 하고 있기도 하고…"
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이학주(29). 몸은 회복했지만 1군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 왜일까.
이학주는 지난 9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일주일 이상 부상 치료와 재활 훈련을 병행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21일 퓨처스리그 대구 상무전에 선발 출전, 4타수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유격수로 나와 수비까지 소화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가 뚝 끊겼다. 27일 NC와의 홈경기가 우천취소됐다.이달 마지막 퓨처스리그 경기는 28일 대구 NC전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부상 공백이 열흘 이상이었기 때문에 경기를 통한 실전 감각 회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지금처럼 실전이 부족하면 조기 복귀는 쉽지 않다. 천상 28일 경기를 뛰고 나서야 복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전망.
1군 복귀가 늦어지는 또 하나의 이유, 백업 유격수였던 박계범의 강렬한 존재감이다. 박계범은 이학주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잘 메워주고 있다. 8월 14경기 타율이 0.318, 1홈런, 5타점, 8득점이다. 27일 광주 KIA전에서도 3회 동점 희생플라이와 9회 쐐기 2타점 적시타를 치며 4월21일 대전 한화전 이후 두번째 3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박계범은 타격보다 수비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는 "타격은 진짜 욕심이 없다. 안정된 수비로 투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 그는 시즌 초보다 갈수록 수비가 안정되고 있다. 수비가 좋은 야수, 특히 유격수는 선뜻 스타팅 멤버에서 빼기가 쉽지 않다. 삼성 벤치로선 이학주 복귀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
김한수 감독은 "계범이가 잘해주고 있다"며 "이학주 정도의 선수가 돌아오면 주전으로 가야하는데…"라며 콜업 시기에 고민을 토로했다.
박계범 같은 완벽한 대체 선수가 없었다면 실전 부족을 감수하고 이학주를 당장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이학주가 지금 돌아온다고 해도 한참 잘 하고 있는 박계범을 밀어내고 주전을 되찾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 지점에 바로 삼성 벤치의 고민이 있다.
실전 부족과 박계범의 맹활약, 부상에서 회복한 이학주의 복귀가 늦어지는 두가지 이유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