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선수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어요. 본인들의 최대치를 발휘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이만큼도 못했을 거에요"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시즌초보다 막바지를 향해가는 이 시점에서 훨씬 표정이 밝다. 처음에는 걱정이 더 많았다. 오랜 지도자 경력을 가지고있는 이 감독이지만, 사령탑으로는 첫 시즌을 보내는만큼 시행착오도 있고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강철 감독은 연패에 빠져 고전했던 시즌초를 돌아보며 "100패 페이스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정말 아찔했다. '진짜 100패를 할 수도 있나?' 싶어 눈 앞이 캄캄하더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걱정과는 달리 KT는 경기를 거듭할 수록 단단한 팀이 되고 있다. 시즌초 올해도 하위권을 맴도는듯 했던 KT는 이제 NC 다이노스와 당당히 5강 경쟁을 하는 팀이 됐다. 현재 유일하게 5강이 아닌 팀 가운데, 진입 가능성이 있는 팀이 KT 뿐이다. 29일 두산전 승리도 컸다. 아무리 홈 두산전에서 유독 강했다고 해도, 이날 경기 전까지 6연승을 질주해 온 두산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KT의 선발 투수는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 김민수였다. 7-0에서 7-6까지 따라잡혔던 KT는 불펜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기어이 11대8 승리를 가져왔다. 지금 KT가 가지고 있는 가장 무서운 저력이 드러난 경기였다.
이강철 감독은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 최대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끝까지 5위 경쟁 한번 해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창단 첫 60승 고지를 밟은 KT는 29일 두산전 승리로 창단 첫 후반기 5할 승률까지 성공했다. 이 감독이 "5할이 될 듯 될 듯 안된다. 꼭 코 앞에서 미끄러진다"고 했었지만, 선수들의 집중력으로 첫 5할 승률까지 도달했다.
부드럽지만 냉철한 결단력으로 선수단을 이끄는 이강철 감독. 그리고 KT는 더이상 만만한 팀이 아니다. 이제 남은 목표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지만, 혹여 그 목표를 못이루더라도 끝까지 경쟁을 펼친다는 자체로 이미 KT 선수단은 달라진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