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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데뷔는 2001년이지만, 네 사람이 '넬'이란 이름의 밴드를 결성한 것은 1999년 7월이니 올해로 활동 20주년을 맞이한 관록의 밴드다. 긴 세월 동안 단 한명의 멤버 변화도 없었던 끈끈함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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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초에 3~4년 정도는 많이 싸웠죠. '그만하자'는 얘기도 자주 했어요. 계속 같이 할거면 맞춰보자, 어정쩡하게 불만 토로할 거면 나가라의 갈림길에서 다들 함께 하는 걸 선택했던 거죠. 그 이후론 이렇다할 위기는 없었어요(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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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과 이재경, 정재원은 초등학교 동창이지만, 중학교 2학년 때 친구가 됐다. 이정훈은 고3 때부터 밴드를 함께 하면서 알게 됐다. 하지만 넬을 시작한 이후론 1년 내내 붙어다닌다. 서로에게 비밀이 없다. 김종완은 "같이 술먹고, 축구보고, 이야기한다. 올해 멤버들과 함께 있지 않았던 날은 20일도 채 안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재경은 "그래도 음악이 1순위다. 시너지가 있으니 계속 함께 하는 것"이라며 "음악적으로도 트러블이 생기면 거기에 집중하기보단 서로 좋은 쪽을 더 발전시켜서 푸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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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2개월만에 발매된 정규 8집 '컬러즈 인 블랙'의 타이틀곡은 '오분 뒤에 봐(See U in 5)'다. 첫 소절만 들어도 넬임을 알수 있는 서정성과 김종완의 보컬이 어우러진 노래다. 외로움과 애절함이 가득하지만, 소재는 뜻밖에도 사랑이 아닌 우정이다. "요즘엔 다들 아픈가봐 보기 힘들다. 많이 그립더라", "일 년에 몇 번도 못본 거 같아. 오분 뒤에 봐. 자주 가던 거기서 만나. 이러다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너무 후회할 것만 같아" 등 일상어로 가득한, 꾸미지 않은 진심이 담긴 가사가 가슴을 찌른다. 어느덧 연중행사가 된 절친들과의 만남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하다.
넬은 앨범 전체를 만든 뒤 회의를 통해 타이틀곡을 고른다. '오분 뒤에 봐'는 이정훈의 열렬한 추천으로 타이틀곡이 됐다. 이정훈은 "도입부부터 시작해서, 편안한 느낌이면서도 모든 연령층이 두루 들을 만한 대중성 있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른 곡들은 개성이 강해서, 좋으면 빠져들겠지만 안 좋아할 수도 있다. 타이틀곡을 많이 들어줘야 다른 수록곡들이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냐"며 진지하게 덧붙였다. 정재원도 "가사에 공감하는 분이 많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김종완은 1번 트랙 '클리셰(Cliche)'를 추천했다며 "노래를 만든 나보다는 다른 사람들 귀가 더 중요한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취재진에게도 잠깐 들려줬다. 이별을 앞둔 연인의 심경을 담은 노래로, 조금 더 강한 비트에 오토튠이 가미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노래였다.
멤버들이 그리는 밴드 넬의 미래는 어떨까. 정재원과 이정훈은 "기왕 꿈꾸는거 오아시스처럼 전용기 타고 공연 다니고 싶다. 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밴드"라고 밝게 미소지었다. 네 사람이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현장 관람하고 싶다는 귀여운 속내도 드러냈다.
"처음 클럽에서 공연할 때 아무 관심 못받던 기억도 나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 속에 정규 8집까지 내게 됐네요. 감개무량합니다(이재경)."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제게 음악이 재미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위 밴드로 도약하기보단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고 싶네요(김종완)."
넬의 8번째 정규앨범 '컬러스 인 블랙'은 10일 오후 6시 공개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