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새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화두는 '데이터 야구'다.
성민규 단장 취임 이후 데이터팀 신설과 프런트 조직 개편 등 의욕적인 행보 속에 육성에 초점을 맞춘 롯데가 과연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지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래리 서튼 감독을 2군 사령탑에 앉혔다. 서튼 감독은 지난달 롯데가 지난달 제리 로이스터, 스캇 쿨바와 함께 차기 1군 사령탑 면접 후보로 밝혔던 인물이다. 성 단장은 미국 현지 면접 과정에서 서튼을 2군 사령탑으로 앉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피츠버그 타격 코디네이터 뿐만 아니라 마이너리그 서머리그, 윈터리그 사령탑 등을 거치며 육성에 특화된 그의 커리어 뿐만 아니라 롯데가 시즌을 앞두고 의욕적으로 도입한 메이저리그식 최신 장비 활용에도 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1군 미래 전력을 키워야 할 2군을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하는게 궁극적 지향점에 더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튼 감독의 2군 지휘는 또다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훌리오 프랑코 롯데 2군 타격 코치,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 코디네이터와의 협업이다. 2015년부터 롯데에 몸담고 있는 프랑코 코치는 화려한 커리어로 기대를 모았지만, 국내 선수, 코치들과 소통 문제로 성과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후반기 롯데와 손잡은 아로요 코디네이터는 박세웅, 김원중의 투구폼 수정 및 긍정적 효과를 끌어냈지만, 향후 팀내 활용법엔 물음표가 붙어온 상황이었다. 서튼 감독은 두 지도자와의 소통을 통해 투-타 육성 기반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코치진과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들이 데이터의 빈틈을 메울 적임자라는 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롯데는 후반기 막판부터 일부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 등으로 '데이터 야구'의 서막을 열었다. 선수들의 기량 속에 숨은 데이터를 수집해 보다 효율적인 활용법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갖가지 변수를 메우는 부분에선 어떻게 답을 찾을지에 대한 우려도 컸다. 데이터 활용에 익숙하면서도 현장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존재는 결과적으로 롯데의 데이터 야구를 더욱 강하게 만들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1군 차기 사령탑 선임 과정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좋은 육성 토대를 마련하더라도 1군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코치진과의 협업 뿐만 아니라 미래 1군 전력을 위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지도자가 결국 차기 사령탑 경쟁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