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김재환이 쳐줘야지"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서는 선수 한두명의 '미친' 활약에 판세 자체가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전쟁을 준비하는 수장의 입장에서는 늘 '정공법'을 꿈꾼다. 처음과 중간 마무리까지 최우선적인 카드를 내밀어 계산대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호흡이 긴 페넌트레이스든, 짧은 포스트시즌이든 한 경기에 대한 기본적인 틀은 같다.
22일부터 한국시리즈 1차전에 돌입할 두산 베어스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1일 정규 시즌 종료 이후 3주간 칼을 갈아왔다. 상대는 키움 히어로즈. 두팀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역대 처음이다. 정규 시즌 전력상 당초 예상 상대는 SK 와이번스였지만, 모두의 예견을 뒤집고 젊은 바람을 탄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당연히 투타 모두가 중요하다. 어느하나 안중요한 포지션이 없다. 하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과 김태룡 단장이 한 마음으로 외치는 이번 한국시리즈 핵심 선수는 단연 김재환이다.
팀과 김재환 모두 기본적으로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김재환은 지난해 정규 시즌 MVP와 데뷔 첫 홈런왕 타이틀까지 차지하며 개인적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정규 시즌 1위로 안착한 한국시리즈에서는 끝맺음을 하지 못했다. 1,2차전에서 타율 5할(8타수 4안타)로 가장 감이 좋은 타자 중 한명이었던 그는 3차전을 앞두고 옆구리 부상을 당했다. 하루 이틀 상태를 보며 기적처럼 좋아지기만을 바랐지만, 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실제로 김재환은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였던 6차전을 앞두고 어떻게든 경기에 나가보겠다며 방망이를 들고 휘두르기도 했으나 다시 통증이 생겼고, 마지막까지 벤치에서 팀의 준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뛰지 못하는 상태에서 팀의 패배를 보는 것은 훨씬 더 착잡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김재환은 올 시즌 내내 타격에 대한 고민을 했다. 성적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홈런 개수는 물론이고 장타 자체가 줄었고, 슬럼프도 여러차례 찾아왔다. 주전이 된 이후 처음으로 2할대 타율(0.283)에 15홈런-91타점. 지난 3년과 비교했을때 분명 못미치는 성적이다.
표현은 하지 않아도 김태형 감독 역시 누구보다 김재환의 부진을 걱정했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면 "무조건 김재환은 핵심 타자"라며 믿음을 보였다. 김태룡 단장도 마찬가지다. 김 단장은 직접 김재환을 불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선수들의 테크닉과 훈련에 관련해 일절 터치를 하지 않는 김태룡 단장이지만, 고민하는 김재환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감독과 단장이 꼽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해줘야 할 타자'도 단연 김재환이다. 다른 선수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그만큼 김재환이 가지고 있는 상대에 대한 압박감이 최대치로 발휘됐을 때 팀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김재환의 최근 타격감이 좋다. 시즌때와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김재환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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