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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마케팅 활용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사례는 충주시청의 2018년 '고구마 축제' 포스터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지방 축제 안내물들에 비해 확실히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 포스터는 오히려 촌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고'칼로리 시대를 '구'원할 '마'이 프레셔스라는 고구마 삼행시와 골룸 그림 등이 '병맛 코드'를 자극,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된 것. 그 결과 그 해 고구마 축제 방문객은 두 배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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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모바일 숙박앱 '여기어때'는 지방 출신 모델 3명을 등장시켜 '여기어때'를 각자의 고향 사투리 '이짝워뗘', '여어떻노', '여그어뗘'로 변경하고 '전국 숙소 자랑 캠페인'을 진행했다. 해당 광고 영상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광고 캠페인은 큰 성공을 거뒀고 실적 개선에도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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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중심의 SNS 채널이지만 누리꾼 사이에서 이 SNS 채널은 맥락 없는 '글'로 더욱 주목받았다. 강력한 웃음을 유발하는 글이 오히려 상품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것. 이후 네티즌들이 해당 글을 온라인 게시판 등에 퍼나르면서 SNS 채널 팔로워 수 또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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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홈플러스의 SNS 채널 담당자인 안성호 홈플러스 모바일마케팅팀 주임은 대표적 MZ세대인 1991년생이다. 그는 대행사 섭외와 제안서 작성, 게시 글 업로드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홀로 진행한다. 정교한 BB급 감성을 담아내기 위해 광고대행사와의 주기적 미팅을 갖고 카피라이터, 포토그래퍼와 협업해 디테일한 글 작성과 사진 촬영 등을 진행하는 것이 대표 업무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임원이나 팀장 급 이상의 간섭은 없다. 이와 같은 방침에는 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 사업부문장의 강력한 의지가 피력됐다. 송 부문장은 SNS 채널 이용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해당 채널에 제일 익숙한 세대에게 권한을 일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B급 마케팅이 큰 인기를 끌며 고급화 전략과 신기술로 무장해 홍보에 열을 올리던 기존 기업들 사이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넥슨은 자사 홍보 수단으로 최근 '워크맨-넥슨 편' 촬영을 진행했다. 넥슨 관계자는 "'워크맨'은 평소 회사에서도 재미있게 보던 콘텐츠"라면서 "넥슨의 자율적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게임회사의 실제 업무 및 근무 환경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판단 아래 제작진에게 직접 연락을 진행, 영상 촬영에 나서게 됐다"고 답했다.
교육방송 채널 특성상 도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펭TV'의 '펭수'캐릭터도 최근 큰 인기다. 펭수는 김명중 EBS 대표이사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는 등 작정하고 적정 선을 넘는 멘트를 쏟아낸다. 펭수의 솔직함은 기존 EBS 채널 주요 타깃인 10대는 물론 2030세대에게도 큰 인기를 끌며 EBS 이미지 변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관공서 등에서도 새로운 이미지 모색을 위한 변화 바람이 거세다. 지난 9월 9일 부산광역시 교육청 유튜브 공식 계정에는 '존중합시다 리스펙'이라는 이름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은 빠른 비트의 음악에 '존중', '당장 해봅시다', '리스펙' 등의 멘트를 반복하며 근엄한 교육감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했다. 홍보 포스터로 인기를 끌었던 충주시청은 고구마 축제 포스터 흥행 이후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 '충주 교도소 방문기' 등을 영상으로 제작하며 적극적인 시정 홍보에 나서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BB급 마케팅에 대해 "더 맥락이 없고 강화된 B급 정서를 유발하는 움직임은 집중력과 주의력이 짧아진 요즘 세대 사람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이들은 지루함이 1분만 이어져도 언제든 동영상을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MZ 세대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정보 홍수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한 영상, 한 콘텐츠를 꾸준히 시청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멀티 태스킹에 능하고 이동시간 등을 쪼개 영상 시청을 즐기는 특성을 지닌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방법이 무엇인지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