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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민, 김보경-세징야 2파전이었던 MVP 구도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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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시즌 K리그1 MVP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올시즌 K리그1은 역대급 순위싸움과 흥행으로 뜨겁다. 전북과 울산이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 싸움, '인(천)-경(남)-제(주)'의 강등권 전쟁에 축구팬들은 즐겁다. 순위싸움 못지 않게 개인타이틀 경쟁도 흥미롭다. 역시 가장 눈길을 모으는 것은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돌아가는 MVP 경쟁이다.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MVP는 '대구의 에이스' 세징야와 'KBK' 김보경(울산)의 2파전 양상이었다. 세징야는 올시즌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대구의 돌격대장이다. 공격의 시작이자 마침표다. 세징야는 32경기에 나서 13골-9도움을 기록 중이다.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경기당 0.69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놀라운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는 세징야를 앞세워 창단 첫 상위스플릿 진출에 성공했다. 2년 연속 ACL 진출도 넘보고 있다. 기록 외의 가치도 빛난다. 대구는 새롭게 경기장을 개장하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매경기 구름관중이 찾고 있는 가운데 세징야는 조현우와 함께 단연 대구 최고의 스타로 꼽히고 있다. 지난 유벤투스전을 통해 전국구 스타로 거듭나며 흥행 메이커로 떠오른 것도 세징야의 가치를 높이는 부분이다.

울산이 우승을 차지할 경우 수훈갑은 역시 김보경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보경은 단숨에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축구도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축구에 눈을 뜬 모습이다. 특유의 섬세한 기술과 패싱력에 골결정력까지 더했다. 32경기에서 12골-8도움을 올렸다. 2010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첫 두 자릿수 득점이다.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울산의 선두경쟁을 이끌고 있다. 김보경은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A대표팀에도 다시 선발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이 구도를 흔드는 변수가 생겼다. 문선민(전북)이다. 문선민은 20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국내 선수가 한 시즌 10골-10도움을 기록한 것은 2011년 이동국 이후 처음이다. 문선민은 도움 단독 선두에 오르며 생애 첫 개인타이틀도 정조준하고 있다. 사실 전북은 내부적으로 MVP 후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우승을 차지할 경우 MVP 후보를 프로축구연맹에 추천해야 하는데 눈에 확 띄는 에이스가 없었다. 놀라운 골행진을 이어가던 김신욱(상하이 선화)이 중국으로 이적하며 고민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문선민의 활약으로 고민을 덜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인천을 떠나 전북 유니폼을 입은 문선민은 초반 적응기를 지나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활약도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의 선수로 손색이 없다. 포항전에서 기록한 골 장면은 물오른 문선민의 기량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약점이었던 좁은 공간에서의 플레이까지 좋아진 문선민은 득점은 물론 도움까지 두각을 보이며 전천후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세징야-김보경에 이어 문선민까지 가세하며 누구 하나 선뜻 손을 들기 어려운 역대급 MVP 경쟁이 됐다. 남은 시즌 K리그의 보는 재미를 더해줄 중요 관전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