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마무리만 잘했다면…."
안양 KGC는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 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개막 후 7경기 3승4패. 5할이 안되는 성적을 떠나 7경기 모두 이기든, 지든 접전이다. 마지막까지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 지 몰라 마음을 졸인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도 커지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그 원인을 젊은 가드진의 경험 부족으로 찾고 있다. KGC는 이번 시즌 박지훈, 변준형 두 팀의 미래들에게 리딩을 맡기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공격력만 놓고 보면 훌륭한 선수들. 돌파와 슈팅, 속공 마무리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격 마인드도 강하다. 김 감독 지도 아래 수비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상대를 악착같이 물고 늘어진다.
문제는 경기 조율. 원래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니었던데다 아직 프로 경험이 부족하다. 리딩 가드의 능력은 절반이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분위기를 탈 때는 잘하지만, 상대가 추격하거나 접전인 경기 마지막 상황에서 약점을 드러낸다.
두 사람은 24일 열린 전주 KCC전에서 이 평가를 깨뜨리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다. 해피엔딩이 되는 듯 했다. 번갈아가며 코트에 들아간 두 사람은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를 합작하며 팀 리드를 이끌었다. 박지훈 15득점 4어시스트, 변준형 13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만 승리로 끝나면 두 사람의 수훈 선수 인터뷰는 예약이 돼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팀이 충격의 역전패를 하며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브랜든 브라운이 경기 막판 자유투 4개를 놓친 것도 뼈아팠으나, 2점차 뒤지던 마지막 순간 박지훈이 허무하게 패스미스를 해 동점 찬스를 날린 것도 아쉬웠다. 5.5초 남은 상황 작전타임까지 건 상황에서 뭐 하나 해보지 못하고 지면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상황을 보면 패턴 플레이를 지시했는데, 박지훈의 패스가 나머지 선수들의 사인과 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선수들에게 크게 뭐라 하지 않는다. 이는 김 감독도 일찌감치 예상했던 일이었기 때문.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100% 능력 발휘를 요구하는 것도 잔인한 일이다. 김 감독은 이 경험들을 통해 두 사람이 더 발전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두 선수가 엄청 고생을 했다. 그 고생을 한만큼 얻어갔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정말 열심히 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 다만, 경기 조율과 마무리에서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 부분만 자신감을 갖고 고쳐나간다면 두 사람 모두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