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골도 먹어봐야 안 먹을 수 있죠."
강원FC의 젊은 골키퍼 이광연(20)은 지금 성장을 위한 쓴 열매를 먹고 있다. 골키퍼로서 골을 먹는 게 더할 나위 없는 치욕이지만, 지금의 이광연에게는 그 순간마저 소중한 경험의 기회다. 이광연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배우려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한다.
이광연은 지난 26이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파이널A'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의욕과 달리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이광연은 시작 2분 만에 주니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더니 전반 10분에 또 다시 주니오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했다. 이날 강원은 초반 2골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대2로 졌다.
경기 시작 직후 쉽게 골을 허용하는 건 이광연이 더 큰 선수로 성장해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다. 이전에도 이런 문제를 드러낸 적이 있다. 올 시즌 5경기에서 12실점 중인데 경기 초반 실점이 많다. 대표적인 경기가 바로 프로 데뷔전이었던 지난 6월23일 포항과의 홈경기였다.
당시 이광연은 U-20 월드컵의 영광으로 한창 주목받고 있었다. 강원 김병수 감독은 그런 그에게 선발 임무를 맡겼다. 주전 키퍼 김호준의 컨디션 난조도 있었다. 하지만 이광연은 전반 18분만에 선제골을 허용하는 등 이날 총 4골을 내줬다. 골키퍼로서 악몽같은 경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팀은 이날 기적 같은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선배들의 투혼 덕분에 이광연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후에도 이광연은 계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다. 이광연은 "간절하게 성장하려고 배우면서 내 장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한 단계씩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팬들에게 사랑받으려면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인기 때문에 축구를 하는 건 아니다. 내가 좋아서 하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고, 더 잘하고 싶다"며 성숙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특히 실점을 하고 난 이후의 마음 가짐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이광연은 "골을 먹어봐야 안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골을 먹어봐야 한다"면서 "앞으로 실수를 줄여가고 골을 안 먹는 골키퍼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각오와 자세는 더할 나위 없이 믿음직 하다. 이광연에게 지금 필요한 건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K리그를 대표하는 수문장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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