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동백두산위브더제니스' 전체 350여 세대 중 200세대 이상에서 물이 새고 곰팡이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 게다가 해당 아파트는 지난 1월 입주한 신축건물이라는 점에서, '말끔한 새집' 거주를 기대했던 입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공사인 두산건설에서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보수를 차일피일 미루자, 입주민들의 분노게이지는 치솟았다. 결국 해운대구청은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서 두산건설에 경고하고, 빠른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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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마다 섀시 틈으로 물이 샘물처럼 들어오고, 천장은 물론 벽면을 따라 곰팡이가 피는가 하면, 거실 한복판에서 물이 올라와 바닥이 시커멓게 변색한 경우도 있었다. 집안에서의 생활이 어려워 임산부 등 노약자들은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기고, 하루 종일 집안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고 지내야하는 등 입주민들의 건강상 문제와 불편은 극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세입자들이 이탈하면서 보증금을 내줘야하는 집주인들의 경제적 상황도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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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두산건설의 대응과 관련 정치권은 물론 해운대구청에서도 두산건설의 늑장 대응에 '경고장'을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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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관계자는 "정밀진단을 진행해야겠지만 육안상 구조적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500㎩(파스칼)을 견딜 수 있는 최고 사양 창호를 썼는데도 태풍 타파가 750㎩로 강하게 불면서 견뎌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계속된 강풍으로 외부에서 로프를 타야하는 정밀 조사가 지연됐을 뿐"이라면서도 "세대 별 피해규모가 다른 만큼 즉각적 피해 보상에 대한 언급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 24일 입주자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11월 말까지 조사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큰 틀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면서 "하자 보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기 단축해 입주 3월서 1월로 앞당겨…두산건설 다른 단지에도 '불똥'?
이번에 문제가 된 두산건설의 아파트는 50층으로, 건축법 시행령상 '초고층 건물'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두산건설에서도 입주자공고에 '초고층 건축물로서 풍환경 실험에 의한 환경보완을 위하여 주거동 주변에 부분적 구조물이 추가로 설치될 수 있음'이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상복합의 경우, 베란다가 있는 일반아파트보다 외부 충격에 더 잘 견딜 수 있는 섀시를 사용하게 된다"면서, "전체 가구의 60%에 육박하는 가구에 누수 하자가 생겼다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두산건설이 '날림시공'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당초 3월로 예정됐던 해당 아파트의 입주가 1월로 당겨진 데다, 당시 사전점검에서 누수 등에 대한 주민들의 지적이 있었지만 '조기 입주'가 강했됐다. 해운대구청 등에 따르면, 시공사인 두산건설은 공사기간 단축을 통해 지난 1월 입주일을 앞당긴 바 있다. 두산건설 측은 이에 대해 "학교 개학 시기 때문에 입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입주일을 앞당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하자보수 선결' 및 '이자 문제' 등으로 입주민들의 반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가 당겨질 경우 시공사는 공사 진행 인건비는 물론 중도금 및 잔금이자 등에서 혜택을 보게 된다.
지난해 영업손실 521억원에 순손실 5518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거듭하던 두산건설은 지난 2분기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지난해 17위였던 시공능력평가는 올들어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러한 가운데 해운대 부실 시공 논란이 불거지자, 두산건설에서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둔 단지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두산건설은 경기도 안양시와 고양시에서 분양을 진행하는 한편, 강남권 고품격 주거시설을 표방한 고급 단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하자에도 민감한 소비자들이 이번 해운대 부실시공 논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두산건설의 하자보수 정도와 과정에 따라 평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