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상대적으로 잠잠했던 것은 사실이다.
7위 상주상무와 8위 수원, 9위 성남FC는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순위를 확정한 상태였다. K리그 우승컵, 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 잔류 전쟁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그래서일까. 지난달 30일 열린 최종전. 누군가의 눈에 이들의 경기는 '보너스' 개념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주와 수원, 성남 역시 그들의 드라마는 진행중이었다.
김태완 감독이 이끄는 상주는 홈 마지막 경기에서 수원과 격돌했다. 껄끄러운 상대였다. 상주는 수원을 상대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종전까지 19차례 격돌해 1승7무11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도 앞선 두 차례 대결에서 2무2패로 열세에 있었다. 홈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수원을 제압하겠다는 굳은 각오가 있었다.
상주는 전반 시작과 동시에 상대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내 김건희와 김경중의 멀티골을 앞세워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2020년 1월 제대 예정인 김건희와 김경중은 마지막 경기에서 홈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홈 팬들 역시 이들의 앞날을 응원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경기 뒤 팬들과 함께 '미리' 전역식을 진행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수원. 하지만 소득은 있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주축 선수를 대거 제외하고 김태환 박상혁 한석희 최정훈 등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경기 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라고 얘기했다. 경기에 나선 어린 선수들이 상주전을 통해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해 감각에 부족한 것은 맞지만, 팀 내 선배들을 이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상주전을 통해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격팀' 성남도 의미 있는 피날레에 동참했다. 올 시즌 K리그1 무대에 복귀한 성남은 시즌 전 예상을 깨고 잔류에 성공했다. 앞선 37경기에서 단 39실점만 기록하는 짠물 수비로 상대를 괴롭혔다. 하지만 터질 듯 터지지 않는 공격력은 고민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는 달랐다. 성남은 최하위로 추락한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대1 완승을 거뒀다. 1997년생 공격수 이재원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활짝 웃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이재원은 이날 마수걸이 골을 폭발시키며 다음 시즌 전망을 밝혔다.
조용했지만 치열했던 7~9위의 최종전. 의미 있는 피날레의 주인공이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