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26)에게 2020시즌은 '제로베이스'의 출발점이다.
김원중의 올 시즌 성적은 28경기 102⅓이닝 5승10패1홀드, 평균자책점 5.63이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서 출발했지만, 불펜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30경기 145⅓이닝 8승7패, 평균자책점 6.94)에 비해 출전 이닝, 승수는 줄어들었지만, 7점대에 육박했던 평균자책점은 낮추는데 성공했다. 선발 등판 때마다 풀리지 않는 숙제였던 제구 불안을 불펜에서 풀었다. 투구폼 변경이 효과를 봤고, 짧은 이닝에 힘과 집중력을 몰아넣는 불펜에서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선발에서 채우지 못한 '토종에이스'의 꿈은 불펜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 피어올랐다. 이런 김원중을 롯데가 새 시즌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문회 감독 체제로 새롭게 개편된 롯데 자이언츠 선발진의 윤곽은 어느 정도 잡힌 상태.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원투펀치 역할을 맡고, 박세웅과 노경은이 각각 3, 4선발로 사실상 낙점됐다. 박세웅은 부상 회복 후 로테이션에 안착하며 새 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고, 노경은은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서의 실전 투구를 통해 감각에 문제가 없음을 어느 정도 증명했다.
결국 남은 선발 로테이션은 장시환이 트레이드로 떠나면서 비운 5선발 한 자리다. 선발 경험이 있는 김원중의 합류를 기대해 볼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후반기 불펜 상승세를 선발 로테이션으로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을진 미지수다. 올 시즌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했던 서준원이나, 미완의 선발 자원으로 꼽히는 윤성빈 등 팀내 경쟁자들의 존재 역시 김원중을 '도전자'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김원중은 "새 시즌 욕심나는 보직은 없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에서 정해주는 보직에 맞게 준비를 잘하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원중은 지난달까지 진행된 팀 마무리훈련에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기르는데 집중했다. 풀타임 시즌을 견딜만한 체력 베이스를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 김원중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체중이 다소 늘었다"며 "와인드업 투구폼을 좀 더 보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올 시즌을 통해 다시 한번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면 새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김원중은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올 시즌 팀이 하위권에서 시즌을 마친게 속상하다"며 "새 시즌엔 팀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