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와, 선수 때와는 또 다르던데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한국 여자농구의 레전드' 하은주가 호호 웃었다.
하은주는 지난 2007년 겨울리그부터 10년 넘게 프로 무대를 누비며 프로에서 누릴 수 있는 영광은 모두 다 경험했다. 데뷔와 동시에 신인선수상을 거머쥐었고, 챔피언결정전 MVP의 영예도 안았다. 특히 지난 2007년 겨울리그부터 신한은행을 6연속 통합챔피언으로 이끌며 환호했다. 국가대표로서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지난 2007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농구의 역사에서 하은주의 발자취는 무척이나 크다.
정든 코트를 떠난 것은 지난 2015~2016시즌. 하은주는 은퇴와 동시에 제2의 삶을 시작했다. 그가 택한 것은 심리학 공부였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로도 유명했던 하은주는 은퇴 뒤 재활 센터를 열고 심리 상담에 몰두하고 있다.
이름 앞에 '재활 센터 대표'라는 수식어를 달고 시작하는 제2의 삶. 하은주는 "선수 때였어요. 몇몇 선수가 부상으로 재활한 뒤 제대로 복귀하지 못하는 걸 봤어요. 피지컬적으로는 성공적으로 재활했어요, 심리적으로 불안한 경우가 있거든요. 그럴 때 심리 상담이 필요한데 도움을 받지 못한거죠"라고 입을 뗐다.
그는 "선수 때부터 스포츠 심리에 관심이 많았고, 은퇴 뒤에 본격적으로 나섰어요. 심리 상담을 받기 위해 처음 오는 분들은 얼굴이 어두워요. 하지만 함께 얘기하고 상담을 하면서 희망을 드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은퇴한지 4년이 됐는데, 현재까지의 삶은 무척 만족하고 있어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은주는 최근 동생 하승진과 함께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선수 때와는 또 다르더라고요. 현역 시절에는 주로 농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알아보셨어요. 남성 분들이 대다수였죠. 이제는 여성 분들께서도 많이 알아보시더라고요. 생각보다 더 많이 알아봐주셔서 저도 깜짝 깜짝 놀라요"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지난 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 하은주가 뜨자 수 많은 팬이 몰려들어 사인 및 사진을 요청했다.
그는 "은퇴 뒤 처음으로 신한은행 홈 경기를 봤어요. 사실은 경기장에 오는 길 자체가 굉장히 낯설었거든요. 하지만 농구장에 오니 익숙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에너지를 얻고 가는 것 같아서 좋아요"라며 웃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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