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급할수록 돌아가라.
원주 DB는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89대95로 패했다.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무너졌다. 만약 이겼으면 4연승을 달리며 선두 서울 SK 나이츠를 더욱 바짝 추격하게 될 수 있었지만, 오히려 공동 3위 전자랜드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혀주고 말았다.
패인에는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부상 복귀병들의 활약이 미미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날 DB에는 반가운 두 얼굴이 돌아왔다. 허리 부상을 털고 돌아온 허 웅과 발등 미세골절상에서 회복한 윤호영. 두 사람 모두 팀의 핵심이다.
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허 웅이 26분3초를 뛰며 6득점에 그쳤다. 어시스트는 1개도 없었고, 3점슛은 4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다. 더 큰 부상을 당했던 윤호영은 10분41초를 뛰며 컨디션을 점검하는 측면이 더 컸다.
허 웅이 더 아쉬움을 남겼다. 승부처인 4쿼터 결정적인 턴오버 2개를 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턴오버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게 슛을 던지고, 돌파를 하다 공격을 모두 실패해 자꾸 팀 흐름이 끊기게 만들었다.
허 웅의 마음도 이해는 간다. 허 웅은 2014~2015 시즌 데뷔하자마자 팀의 주축 가드로 성장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 시즌 막판 복귀했고, 제대로 자신의 농구를 다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게 이번 시즌이다.
하지만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다쳤다. 10월9일 안양 KGC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문성곤과 충돌해 발목을 다쳤다. 한 달 만에 복귀했다. 첫 부상은 업보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4경기 만에 또 다쳤다. 공교롭게도 또 KGC전이었다. 이번에는 상대 박형철의 슈팅을 막으려 몸을 날렸다 충돌해 허리를 다치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반 달이 넘는 시간을 치료와 재활로 보냈다. 답답한 마음에 등번호도 올해 바꾼 6번에서 다시 원래 번호인 3번으로 돌아갔다.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많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친동생 허 훈(KT)이 올시즌 MVP급 활약을 선보이고 있어 형으로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들 수밖에 없었다.
그 급한 마음이 전자랜드전에서 보였다. 하지만 시즌은 길다. 천천히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몸상태를 100%로 만들면 원래 좋은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이기에 금세 제 기량을 찾을 수 있다. 이상범 감독도 "막 부상에서 복귀했기 때문에 밸런스를 못잡는 것 뿐이다. 슛감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고, 출전 시간도 조절해주면 잘해줄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DB는 김태술-김민구-김현호-원종훈 등이 가드진에 포진해 있지만, 허 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김태술은 체력이 부족하고, 김민구는 부상을 입었다. 허 웅이 살아나면 DB도 상위권에 계속해서 머물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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