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메이저리그로 향하는 KBO 최고 투수의 화려한 피날레였다.
2019년 MVP 두산 베어스의 조쉬 린드블럼이 포지션별 최고를 뽑는 골든글러브에서 투수 부문을 받으며 한국에서의 마지막을 알렸다.
5년째 한국에서 뛴 린드블럼에게 2019년이 가장 특별한 해였다. 처음으로 우승 반지를 끼게 됐고,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올시즌 30경기서 20승3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189개를 기록해 다승, 승률(0.870), 탈삼진 등 3관왕에 오르며 두산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이러한 맹활약으로 린드블럼은 2019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MVP 시상식 때는 해외 봉사활동을 가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9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엔 직접 참석했다.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린드블럼의 한국과의 작별 시간.
린드블럼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 2015∼2016년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 이후 외국인 선수로서 두번째 2년 연속 수상을 기록했다. 유효표 347표 중 268표를 얻어 35명의 후보 중 1위가 됐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자신감을 밝혔다. 린드블럼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2년을 뛴 뒤 2017년 다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가 시즌 중반 롯데로 돌아온 적이 있다. 지난해 두산으로 옮겨 2년을 더 뛴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2년 전보다 더 성장했다고 했다. 린드블럼은 "투수로서 굉장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분석적인 면에서 발전했다"고 했다.
올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5선발로 13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안착을 한 메릴 켈리와 같은 길을 걷고 싶어했다. 린드블럼은 "메릴과 친했고, 한국에 와서 더 친해졌다. 지금도 계속 연락을 한다"면서 "켈리와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됐는데 켈리가 잘해줘서 같은 루트를 걸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국의 무엇을 가장 그리워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한국 사람들"이라고 했다. "모두 친절했고, 도와줬다. 내가 살던 곳이 아닌데 마치 고향처럼 느끼게 해줬다. 팀 동료, 코칭스태프, 팬분들 모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프로에서 12년을 활동했는데 그중 5년을 한국에서 보냈는데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야구선수로서 많이 배웠고,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는 린드블럼은 "내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너무 늙어서 선수를 하긴 힘들것 같지만 팬으로서 야구인으로서 오게 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아이들이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꼭 올 것이다"라며 언젠가 한국에 다시 올 것임을 밝혔다.
이제 메이저리그의 새 팀을 구해야하는 린드블럼은 "야구에서 보장을 해주는 것은 없다. 팀이 나를 좋은 선수로 도와줄 수 있는 팀을 선택하겠다"라고 자신의 팀 선택의 기준을 말했다. 김재환도 메이저리그에 가면 맞대결을 할 수도 있겠다는 말에 "김재환이 얼마나 미국에서 야구하고 싶어했는지를 알고 있다"면서도 "여기서도 나쁘지 않았다. 전력분석을 잘해놔서 괜찮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린드블럼은 "두산과 롯데팬을 떠나 모든 KBO팬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팀 동료들에게도 큰 고마움을 전한다. 그냥 팀 동료가 아니고 가족이었다. 항상 그리울 것 같다"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삼성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