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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연하. 그의 이름 앞에는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다. 이름 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다. 성인 무대 데뷔와 동시에 신인왕, 이듬해 정규리그 MVP(최우수 선수상)를 거머쥐었다. 지난 2007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한국 여자농구 곳곳에 그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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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를 뜨겁게 수놓았던 변연하. 그는 지난 2015년 은퇴와 동시에 미국행을 택했다. 혈혈단신으로 떠난 변연하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꼬박 두 시즌 지도자 연수를 했다.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농구선수지만, 미국에서는 그저 '한국에서 온 연수생'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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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연하는 미국에서 '철저히' 제로부터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은 코트 위 제 화려한 모습만 봤어요. 하지만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잘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도 스텝부터 배웠어요. 프로에서 식스맨 생활도 해봤고, 벤치에 앉아서 박수도 쳐봤어요. 남몰래 많이 울기도 했고요. 하지만 경험을 쌓으면서 잘하게 된 거에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죠. 저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 배우는 입장이잖아요." 변연하는 미국에서 '제대로' 부딪쳤다. 오전에는 영어 공부, 오후에는 지도자 연수, 밤에는 미국프로농구(NBA)를 보며 더 단단하게 힘을 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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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연하는 3년여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의 행보는 이번에도 남달랐다. 지역방송 농구 중계였다.
뭐 하나를 해도 확실히 해야하는 성격. "어렸을 때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이왕 시작한 거 이름석자 남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죠. 보시는 분 입장에서는 '당돌하네' 생각하셨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내뱉은 말에 책임을 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농구는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제가 가장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선수 시절 '에이스'로 이름 석자를 남긴 변연하는 이제 새 길을 향해 간다. 물론 아직은 준비 과정이다. "미국에서 돌아오니 '너 이제 뭐해'하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지도자 연수를 받고 와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지도자는 여러 가지 타이밍이 맞아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언젠가는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은 있어요. 그러나 하지 못할 수도 있는거죠. 그럼 그건 제 길이 아닌 거예요. 지금은 열심히 공부 하면서 기다리는 게 할 일이에요. 기회가 오면 좋겠죠."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