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저를 보러 와주셨는데 잘해드려야죠."
SK 와이번스 박종훈은 팬서비스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팬들이 원하면 끝까지 사인을 해줘 '연쇄 사인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런 그가 2019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팬서비스만 좋은게 아니라 다양한 기부활동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훈은 지난해부터 1승 당 100만원을 적립해 기부하는 '행복드림 캠페인'에 참여해 올 시즌 올린 8승으로 800만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지난해는 14승으로 1400만원을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했었다. 또 희귀난치성 질환 아동을 위한 '희망더하기 캠페인'에도 참여해 1이닝 당 10만원을 적립해 700만원을 기부했다. 탈삼진으로도 기부를 하고 있다.
박종훈은 "나보다 기부를 더 많이 하고 좋은 일 한 분들이 많은데 내가 받게 돼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다"며 쑥스런 미소를 지었다. "내가 생각했던 게 연봉의 10%를 기부하는 것이었는데 올해는 성적이 못미쳐서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라는 박종후은 "꿈을 포기하려는 친구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오히려 내가 더 힘을 많이 얻는다"며 기부의 긍정적인 면을 말했다.
팬서비스가 좋은 이유를 물었더니 어찌보면 당연한 답이 나왔다. 박종훈은 "욕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힘이 돼주시는 분들이 더 많다. 그분들과 가까워지고 싶다"면서 "사인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나쁜 마음으로 오시는 건 아니지 않나. 나를 알고 오시는 건데 내가 감히 머라고 그분들을 외면하겠나. 선수로서 뛸 때 더 잘해드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처음. 본상이 아니라 아쉬움이 있었지만 의미있는 상인 것에 감사했다. "딸 시은이가 무슨 상이냐고 물어봤을 때 야구잘해서 받은 상이 아닌 다른 상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지 않나. 딸이 나중에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며 웃은 박종훈은 "내년에도 오고 싶다. 2년 연속 사랑의 골든글러브도 괜찮을 것 같고, 페어플레이 상도 있더라"며 웃었다. 삼성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