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인종차별 근절 캠페인에 원숭이 그림을 채택해 논란을 빚은 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이 결국 사과했다.
루이지 데 시에르보 세리에A 회장은 18일 "원숭이 포스터가 부적절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인종차별 근절을 위해 캠페인을 펼칠 것이며, 내년 2월말 새로운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사무국은 세리에A 빅클럽인 AC밀란과 AS로마가 동시에 포스터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한 뒤 꼬리를 내렸다. 밀란 구단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 포스터를 제작한 아티스트 시모네 푸가조토는 앞서 "우리는 모두 원숭이"라며 원숭이 그림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주장했고, 데 시에르보 회장은 "원숭이 그림에는 페어플레이와 관용 정신이 반영됐다. 우리 본부에 계속 걸어둘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인종차별 반대단체와 팬들은 인종차별의 상징을 인종차별 근절 캠페인의 상징으로 쓴 것이 부적절하다며 이를 채택한 사무국측을 강도높게 비난했었다. 원숭이 그림은 결국 다수를 불쾌하게 만든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탈리아 축구계에선 인종차별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달 초 인터밀란과 AS로마의 경기를 앞두고 이탈리아 유력지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가 1면에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인터밀란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와 로마 수비수 크리스 스몰링이 흑인선수란 걸 빗댄 표현이다.
올시즌 이탈리아 무대로 돌아온 전 이탈리아 대표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브레시아)도 인종차별을 수없이 당했다. 심지어 구단 단장으로부터 "흑인이지만, 백인처럼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백인우월주의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들어야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