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게 섰거라 SK!
올시즌 남자프로농구는 개막 전 양강 체제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모비스에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서울 SK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3라운드가 한창인 현재, 반은 맞고 반은 틀리게 됐다. SK가 탄탄한 전력으로 일찍부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반면, 현대모비스는 8위로 떨어져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대성, 라건아 트레이드를 통해 당장 올시즌보다 미래를 선택한 현대모비스다.
현대모비스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지 못한다는 법은 없지만, 당장의 전력과 분위기를 봤을 때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나머지 한 팀 SK의 단독 질주가 이어질 것인가.
그렇게 되면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 다행히, 현대모비스를 대신한 다른 팀들이 SK를 맹추격하고 있다.
먼저 안양 KGC가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 초반에는 하위권으로 떨어졌지만, 크리스 맥컬러가 한국 농구에 적응하기 시작하며 무서운 팀이 됐다. 허 훈이 빠지기는 했지만, 17일 7연승을 달리던 부산 KT를 잡았다. 14승9패 2위, SK와의 승차는 2.5경기다.
KGC의 경우 간판 오세근이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지만, 오세근 이탈 후 경기력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게 고무적. 이제 상무에서 전역하는 이재도와 전성현까지 가세하면 SK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KGC에 지며 연승 행진이 끝났지만, KT도 잠룡이다. KT 역시 7연승으로 공동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다행히 허 훈이 큰 부상이 아니라 그가 돌아오면 언제든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연승 기간 동안 선두 SK를 두 번이나 물리치며 'SK 킬러'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KT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있는 전주 KCC도 우승 후보다. 이대성, 라건아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멤버로만 보면 SK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새 멤버들이 기존 멤버들과 호흡을 완전히 맞추지 못하고 있고, 이대성이 부상으로 이탈해있지만 이정현 등과 함께 손발이 맞으면 가장 무서운 팀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특히, 플레이오프 단기전에서는 경험 많고 실력 있는 이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발휘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과연 SK가 독주 체제를 갖추게 될까 아니면 SK를 견제하는 다른 팀들이 혼전의 상위권 구도를 만들게 될까. 앞으로의 남자프로농구를 지켜볼 관전 포인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