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처럼 급격한 신변의 변화가 또 있을까. 한때 유럽축구 무대에서 A급 선수로 각광받았지만, 한 순간에 쓸모 없는 선수로 취급받다가 결국 중동 리그로 떠났다. 크로아티아의 축구영웅이자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간판스타였던 마리오 만주키치가 카타르 프로리그 알 두하일과 계약했다.
스포츠네트워크인 SB네이션의 유벤투스 커뮤니티는 25일(한국시각) '만주키치가 유벤투스와의 계약을 종료시키고, 알 두하일과 계약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알 두하일 구단 역시 만주키치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만주키치의 이적은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나 행선지가 카타르 알 두하일이라는 점은 다소 충격적이다. 만주키치는 이미 소속팀 유벤투스에서 '지워진' 선수가 된 지 오래다. 너무나 급격한 위상 추락이 아닐 수 없다. 1년 만에 이렇게 변해버렸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에서 3골을 앞세워 조국 크로아티아를 준결승으로 이끌었을 때만 해도 만주키치의 전성시대가 온 듯 했다. 러시아월드컵 이후 2018~2019 시즌에는 유벤투스에서 9골을 기록했다. 초반 페이스가 좋았으마 후반 1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두 자릿수 득점에는 실패. 그러나 지난해 4월초 유벤투스와 2021년까지 재계약을 맺으며 미래를 보장받았다.
화창하던 만주키치의 커리어에 먹구름이 드리운 건 2019~2020시즌을 앞두고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부임한 이후부터다. 사리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력을 개편하면서 만주키치를 말 그대로 지워버렸다. 단 한번도 경기에 내보낸 적이 없다. 리그는 물론 컵대회에서까지 철저히 만주키치를 배제했다. 결국 만주키치는 지난 10월부터는 아예 팀 훈련에서도 빠진 채 개인 훈련만 진행하며 유벤투스와 결별을 예고했다.
이런 만주키치에 대해 AC밀란과 도르트문트 등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최종 행선지는 카타르였다. 몸값이 비싼 만주키치를 품을 재정적 능력이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알 두하일로서도 세계 최정상급 스트라이커 영입을 통해 성적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노리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