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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을 넘어선 동생, 허 훈과 허 웅은 같은 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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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허 훈은 형을 품을까, 상대로 밀어낼까.

대한민국 농구대통령으로 인정받던 허 재 전 감독 3부자의 스토리가 흥미롭다.

농구대통령 허 전 감독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기대했던 성적을 얻지 못하자 사퇴를 했다. 성적보다 허 웅(원주 DB, 26) 허 훈(부산 KT, 24) 두 아들을 모두 대표팀에 승선시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성적이 났으면 그런 말이 안나왔겠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하니 비난 여론이 불거졌다.

하지만 허 전 감독은 올시즌 '농구대통령'에서 '예능 신생아'로 명함을 바꿨다. 한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후 기존에 없던 '허허실실'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최근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맹활약하고 있다.

허 전 감독이 예능으로 이름을 알리자 자연스럽게 두 아들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특히, 작은 아들 허 훈은 수려한 외모에 아빠를 닮은 거침 없는 플레이로 주가를 높이기 시작했다. KT의 포인트가드로 자신감을 얻은 허 훈은 올시즌 평균 16.5득점 7.4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 두 부문 모두 국내 선수 1위. 허 훈이 최근 근육 부상으로 빠지자 KT도 4연패에 빠지며 휘청이고 있다. 그만큼 허 훈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뜻이다.

허 훈의 인기는 올스타 팬투표로 입증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5일 올스타 팬투표를 마감했는데, 허 훈이 총 투표수 11만4187표 중 5만104표를 얻어 전체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신인 때이던 2017~2018 시즌부터 올스타전에 참가한 뒤 세 시즌 만에 프로농구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허 훈이 부러울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형인 허 웅. 허 웅은 2015~2016 시즌 올스타 팬투표 1위를 차지하더니 두 시즌 연속 최고 인기 스타 자리를 지켰다. 이후 군 복무를 위해 상무에 입대해 KBL 무대에 나설 수 없었는데, 자신이 없는 사이 동생이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허 웅은 최근 KBL이 제작한 올스타 투표 지지 호소 방송에서 "슛은 내가 당연히 훈이보다 좋다"고 말하며 "내가 허 훈 킬러다. 내가 있었으면 3점슛을 그렇게 못넣었다. 올스타전에서 만약 상대로 만난다면 계속 1대1로 상대를 하겠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허 전 감독이 프로 생활을 할 때는 올스타 선수를 팬투표로 선발하지 않았다. 그래서 허 전 감독은 팬투표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다. 만약, 전성기 시절 팬투표가 있었다면 몇 번이고 1등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3부자가 모두 올스타 팬투표 1위 타이틀을 얻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지만, 일단 최초의 형제 선수 올스타 팬투표 1위 영예로 만족을 해야 한다.

올스타전은 팬투표 1위 허 훈과 2위 김시래(창원 LG)가 양팀 주장을 맡아 원하는 선수를 선발해 팀을 꾸린다. 허 웅도 24인 안에 이름을 올렸다. KBL은 올스타전에 출전할 24명의 선수를 최종 확정, 발표했다. 허 훈이 형을 같은 팀에 뽑아도 볼거리가 되고, 상대팀이 돼 맞대결을 펼쳐도 볼만한 그림이 나온다. 과연 허 훈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