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99억의 여자'는 '사이다 전개'를 되찾을 수 있을까.
KBS2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한지훈 극본, 김영조 연출)은 다소 답답한 전개를 16회(중간광고 제외 8회)째 이어오고 있다. 벌써 절반의 시간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돈세탁은 이뤄지지 않았고, 여전히 99억원을 손에 쥐었던 정서연(조여정)이 그 돈을 쥐고 반으로 나누고 3분의 1로 나누는 이야기가 반복돼 시청자들에게 긴장감과 피로감을 동시에 쌓았다.
여기에 폭력적인 남편이던 홍인표(정웅인)의 능력치가 너무 높게 잡히며 정서연에게 끊임없이 위기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도 불만 포인트가 됐다. 홍인표는 전기충격기 하나로 전직 조폭을 기절시키고 정서연을 단숨에 납치할 정도로 뛰어난 무술실력과 놀라운 추리력을 가진 능력자로, 사실상 드라마 전반부의 끝판왕과 같은 활약을 하고 있어 정서연의 앞길에 큰 장애물이 됐다.
26일 방송도 별반 다를 바 없이 흘러갔다. 또 돈세탁을 의뢰하고, 떠날 궁리를 하는 정서연의 모습이 방송 내내 그려졌다. 다만, 2막을 위한 반전이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15회와 16회에서는 돈을 3등분한 정서연이 자신의 몫을 돈세탁 의뢰하고 화려하게 변신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서연은 자신의 몫으로 챙긴 돈을 세탁하기 위해 의문의 인물을 찾아나섰고, 백승제(정성일)를 찾아 돈세탁을 의뢰했다.
두 사람은 이전부터 친분이 있는 듯 친밀해보였고, 전개에 궁금증을 더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정서연이 "다음주까지 돈세탁을 해달라"하자 백승재는 "사흘이면 가능하다"며 수락을 하는 대신 조건을 제시했다. 정서연은 백승제에게 돈세탁을 의뢰하고 비행기 티켓을 끊으며 곧 한국을 떠나 살 것임을 암시했지만, 강태우(김강우)가 김석(영재)의 도움으로 강태현(현우)의 USB 암호를 풀고, 그 속에서 서연이 찍힌 사진을 발견하며 반전을 더했다. 강태현이 한달 전 서민규(김도현)와 김도학(양현민)을 감시하며 촬영한 사진 속에 백승재와 함께있는 정서연의 모습이 찍히며 안방에도 충격을 전달했다.
강태우는 사진 속에 정서연과 함께있던 인물이 3년 전 사건의 남자이 '레온'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것을 밝혀냈고 이재훈(이지훈)도 지하철 CCTV를 확인해 의문의 남자가 정서연이 넣어둔 돈가방을 가져간 것을 확인했다. 또 윤희주(오나라)와 정서연의 과거 학창시절 이야기도 공개됐다. 너무 다른 환경의 두 사람이 친구가 된 사연이 밝혀진 것. 윤희주는 의사와 고민을 상담하며 과거 학창시절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때 자신을 다시 태어나게 해준 사람이 바로 정서연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두 사람의 우정이 여전하냐는 물음에 윤희주는 "조만간 큰 싸움을 시작해야 되는데 서연이 때문에 자꾸 걸리적거리게 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겨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을 암시했다.
한편 정서연은 백승재가 걸었던 돈세탁 조건으로 상류층 귀부인들의 프라이빗한 모임에 참석했다. 백승재는 그 자리에 참석해 그들의 사진을 촬영해 넘기라고 요구했고, 정서연은 자신을 철저히 숨긴 채 상류층 귀부인들의 전시회에 참석했다. 비밀스럽게 촬영을 진행하던 중 정체가 발각될 위기에 처한 정서연은 임기응변으로 자신의 윤희주의 친구이며 초대를 받아 참석했다고 했고, 마침 모임에 참석했던 윤희주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정서연은 윤희주에게 "나 아주 오래 전부터 네가 부러웠다"고 고백했고, 이제 이곳을 떠날 것임을 알렸다. 윤희주는 정서연과 남편 이재훈의 부정적인 관계까지 알고 있었지만, 떠나려는 정서연을 다시 불러 세워 "너 떠나. 당장 비행기 타고 떠나. 네가 원하는 만큼 행복하게 살아"라고 말하며 진심어린 우정의 충고를 전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이재훈에게 전달됐어야 하는 돈 28억원을 훔쳐간 주인공이 공개됐다. 이재훈이 CCTV를 통해 확인했던 의문의 인물과 재단 사무실 주차장에서 만난 것. 이에 돈을 가져간 인물이 윤희주가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으로 이어지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또 강태우는 동생이 남긴 사진 속 정서연과 백승재의 관계를 캐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정서연과 강태우가 만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도학 일당이 이들을 발견하며 위기에 처해질 것이 예고됐다.
절반이 진행된 '99억의 여자'는 이제 '사이다 전개'를 준비하며 2막을 맞을 예정이다. 시청률 면에서도 큰 반등 없이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제2의 '동백꽃 필 무렵'을 노렸던 '99억의 여자'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