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웨스트햄이 '구관이 명관'이라는 한국 속담을 들은 것일까. 성적 부진으로 감독을 경질한 뒤에 다시 이전에 내쳤던 감독을 재선임할 듯 하다.
웨스트햄 구단은 29일 새벽(한국시각)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2018년 부임한 지 18개월 만이다. 명확한 이유가 있다. 웨스트햄은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위(5승4무10패)까지 떨어지며 강등 위기에 몰려있다. 특히나 이날 레스터시티와의 홈경기에서 1대2로 패하며 경질이 확정됐다.
구단 측은 "페예그리니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됐다. 데이비드 설리반, 데이비드 골드 공동 회장과 이사회는 지난 18개월간 수고해 준 페예그리니 감독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경질 성명을 발표했다. 일단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수순이다.
문제는 남은 시즌을 이끌어갈 새 사령탑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영국 현지 언론에 의해 벌써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보도가 뒤따르고 있다. 영국 데일리앤드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웨스트햄이 차기 감독으로 모예스 전 감독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웨스트햄은 빨리 차기 감독을 영입해 구단의 안정화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모예스 전 감독이 협상 과정에서 단기가 아닌 장기 계약을 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모예스 전 감독은 이미 웨스트햄과 단기 계약을 맺었다가 한 차례 쓴 맛을 본 적이 있다. 2017년 11월에 웨스트햄 지휘봉을 잡아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성공했으나 웨스트햄은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이런 경험 때문에 모예스 전 감독은 웨스트햄으로 복귀하는 최우선 조건으로 장기계약 보장을 원하고 있는 셈이다. 웨스트햄 수뇌부의 결정만이 남아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